‘국가부도의 날’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은 영화 [솔직리뷰]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은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1997년 있었던 IMF 금융위기 사태를 소재로 제작했다. 국가부도까지 일주일. 긴박했던 당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지난 1997년 대한민국은 몰락했다. 정확히 한국의 경제가 무너졌다. ‘OECD 가입, 아시아의 네 마리 용’ 등 화려한 수식어가 가득했던 시기.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위기는 일순간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삶을 뒤바꿔 놨다.

누군가는 실업자가 되고, 누군가는 집을 잃었다. 세상을 등진 사람도 있었다. 물가는 상승했으며 고용불안과 청년실업, 빈부격차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회문제다. 우리는 아직도 서로를 믿지 못하고, 반목한다. 끊임없이 의심하며 미워하고 있다.

'국가부도의 날'이 오는 28일 개봉한다. 사진=영화 '국가부도의 날' 포스터
'국가부도의 날'이 오는 28일 개봉한다. 사진=영화 '국가부도의 날' 포스터
하지만 21년이 지난 지금도 IMF 협상이 어떤 형태로 이뤄졌는지, 일반 대중은 그 세세한 내막을 알지 못한다. ‘국가부도의 날’은 여기에 착안했다. “비공개로 운영된 대책팀이 있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토대로 제작됐다. IMF 협상 속 문제점을 고발하며, 타인의 피눈물을 자양분 삼아 자신의 부를 축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아울러 그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누군가의 사투를 담았다.

‘국가부도의 날’에는 크게 세 부류의 사람이 등장한다. IMF 사태를 인지하고 기회로 보는 자, IMF 사태를 막으려는 자, 아무것도 모르는 자. 안타깝게도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들이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일품이다. 배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뱅상 카셀 등 모두가 각자의 입장에서 IMF 사태를 바라본다. 시간 흐름에 따라 바뀌어 가는 인물의 내적변화도 잘 표현해냈다.

시나리오 역시 탄탄하다. 최국희 감독은 시나리오 초고를 “30분만에 다 읽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특히 디테일한 부분들이 눈길을 끈다. 1997년의 문화, 시대상, 분위기, 사고방식을 담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1997년 대한민국을 그대로 옮기기 위한 노력이었다.

최 감독은 ‘국가부도의 날’에 대해 “일종의 재난영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1997년 대한민국에) 태풍이나 지진 등의 재해나 재난이 아닌, 경제 붕괴라는 굉장히 큰 위기이자 재난이 우리에게 닥쳤다”고 소개했다. 더할 나위 없는 적절한 비유다.

다만 한 가지, IMF 사태에 대해 누군가를 특정지어 책임소재를 전가하는 비판은 경계해야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도 진심으로 국가부도를 원하지 않았다. 모두가 각자의 이념과 철학에 따라 움직였을 따름이다. 결과론적으로 따지고 들면 누구나 죄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한다.

‘국가부도의 날’은 한국인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영화다. 온 국민이 겪었고, 지금도 그 여파를 겪고 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도 마찬가지다. IMF 사태는 기억하기 싫지만, 분명히 존재한 우리 역사의 굵직한 한 부분이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이 영화를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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