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매력 ‘레토’, ‘보헤미안 랩소디’와 정반대의 재미 [솔직리뷰]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영화 ‘레토’(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는 ‘프랑스 영화는 재미없다’라는 편견을 깨뜨린다. 짙은 예술성 덕분에 여전히 어렵고, 난해하지만 화려하다. 익숙지 않은 러시아식 유머는 흥미롭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다.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 소련, 고려인 2세 빅토르 최는 KINO라는 록밴드를 결성했다. KINO의 노래가 펑크록 장르지만 어딘지 음울한 것은 그러한 시대적 배경 때문일 것이다. 활동무대가 소련이었던 점도 눈길을 끈다. KINO가 담담하게 노래한 자유에 대한 열망이 소련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구소련 인민들의 공산주의에 대한 회의감을 대변한다.

그리고 이는 동시기 서방 세계의 밴드들도 자유를 외쳤던 것을 상기했을 때, 대단히 흥미로운 요소다.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는 많은 히피족들이 등장했으며, 이들은 권위적인 정부에 맞섰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이 시대 사람들은 국적과 인종, 사상을 초월해 냉전이라는 인류의 위기에 저항했던 셈이다.

'레토'가 3일 개봉한다. 사진=영화 '레토' 포스터
'레토'가 3일 개봉한다. 사진=영화 '레토' 포스터
‘레토’는 그리스로마신화 속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자식인 코이오스와 포이베 사이에서 태어난 티탄신족 여신이자,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어머니 이름이다. 엔딩삽입곡인 KINO의 노래 ‘Konchitsja Leto’에서 딴 것이기도 하다. 어쩌면 ‘레토’는 각각 태양과 달을 주관하는 두 신의 어머니가 같음을 이야기하는 것일지 모르겠다. 최근 극장가에는 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감독 브라이언 싱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KINO가 퀸과는 반대의 상황에 놓인 밴드였음을 감안하고 이 영화를 보면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레토’는 ‘보헤미안 랩소디’와는 또 다른 세상을 이야기한다.

다만 KINO의 음악이 촌스럽고, 투박하게 느껴지는 관객들이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물론 정반대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퀸이나 비틀즈 같은 서구권 밴드의 음악과 달리 익숙지 않은 탓이다. 음악이 주를 이루는 영화다보니 여기에서 호불호가 나뉠 가능성이 있다.

‘레토’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당대 최고의 록 밴드의 공연을 정자세로 지켜보는 관객들의 모습이다. 소련이라는 국가가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짧지만 확실한 장면이다. 그리고 검열하는 경찰들 몰래 몸을 달싹거리는 일부 관객의 모습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아울러 영화가 흑백으로 전개되는 점 역시 신선하며 흥미롭다. 놀라운 점은 흑백영화라는 것이 영화 관람에 큰 방해요소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종종 등장하는 컬러풀한 CG가 더욱 화려하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그리고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그 CG장면이 서구권 밴드들의 노래에 맞춰 등장하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이밖에 ‘레토’에는 흥미로운 캐릭터가 다수 등장한다. 주인공 빅토르 최는 무뚝뚝한 러시아인이지만 어딘지 한국인의 정서가 스며있다. 더욱이 빅토르 최는 화제의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배가본드’ 등에 출연할 유태오의 연기력을 확인해볼 좋은 잣대가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만 빌릭 분)과 그의 아내 나타샤(이리나 스타르셴바움 분)를 비롯한 많은 캐릭터들을 통해 쿨한 러시아의 정서를 엿볼 수 있다. 황당하면서도 유쾌한 재미가 있다.

‘레토’는 구소련 체제하 자신만의 음악을 찾아가는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1월3일 개봉.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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