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성우가 영화 ‘변신’에서 신부복을 입은 사제로 등장했다. 평소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를 소화했던 그가 이번에는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대중들을 이해시키고 공감을 이끌어냈다.
배성우는 지난 21일 개봉한 영화 ‘변신(變身)’에서 구마사제 중수 역으로 출연했다. ‘변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스릴러다. 이 중에서 배성우가 맡은 중수는 형 강구(성동일 분)와 형수 명주(장영남 분)의 가족들을 악마로부터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보통 공포스릴러 장르에서는 귀신이나 빙의된 사람이 등장한다면, 이 영화에서는 악마가 스스로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게다가 악마는 매일 얼굴을 보며 같이 생활하는 가족과 나 자신의 모습으로 변해 또 한번 충격을 안긴다. 한국형 오컬트(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적, 초자연적 현상) 장르의 새로운 변화를 선보인 ‘변신’은 개봉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배우 배성우가 영화 ‘변신’에서 구마사제로 열연을 펼쳤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변신’에서 강구를 비롯한 가족들이 악마로 변하는 게 특수효과가 아닌 상황과 연기로 표현되다보니 장르적 쾌감을 주는 것 같다. 시사회 때 보니까 관객들도 간간히 웃음이 터지는 것 같더라. 그 부분을 느끼고 몰입이 됐으니까 탄식 같은 웃음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첫 도전한 오컬트 장르에 대해서는 고민되고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직업은 사제이지만 가족으로서 삼촌이라는 역할이 컸다고 느낀다.”
배성우는 배우들 중에서 자신이 가장 먼저 대본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제작자로부터 대본을 받았으나 당시 드라마 ‘라이브(Live)’ 촬영으로 한창 바쁜 시기라서 선뜻 대답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뜬금없으면서도 신선한 소재에 끌렸고, 재미있게 봤다는 평에 자신을 기다려준 제작사와 손을 잡고 영화 촬영에 임했다.
“제작자랑 알던 사이라서 초반에 대본을 받았다. 변신을 한다는 소재가 처음 생각했을 땐 뜬금없으면서도 신선했고, 몰입도 있게 봤다. 그런데 당시 드라마를 바쁘게 촬영하던 상황이라 대답을 못했다. 그런데도 재미있게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를 기다려줬다. 다시 차근차근 이야기를 나누고 김홍선 감독과 성동일 배우가 합류했다. 처음 대본은 목적이 명확한 사건 중심이었다면 김홍선 감독이 각색하면서 가족 안으로 이야기가 확 들어왔다. 인물에 초점이 더욱 맞춰지고 정서적으로 더 뜨거워지면서 나도 처음엔 차가운 시선으로 봤다면 점차 뜨거운 시선으로 보게 됐다.”
그는 사제복을 입은 구마사제 역할에 호기심도 느끼고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신선한 소재는 아니다보니 ‘나도 드디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웃기도 했다. 구마와 관련한 다큐멘터리도 찾아보고 깊이 고민했다고 말한 배성우에게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변신’ 배성우가 사제 역할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첫 구마 장면에서 보조 사제 없이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했다. 알아보니 보조사제 없이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기분을 느꼈다기보다 ‘이렇게 하는 게 맞나?’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께서는 우아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이번 촬영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쥐와 지네를 실제로 마주하는 장면이었다. 쥐랑 지네 캐스팅팀이 있었고, 실제로 촬영이 끝나면 벌레들을 모시고 가더라.(웃음) 타고나길 벌레를 싫어하고 특히 다리가 많거나 갈색 계열의 벌레는 노력해봐도 보기가 힘들다. 스토리가 가족극으로 바뀌면서 중수라는 인물의 무게감이 커졌다. 구마에 대한 처음 사건의 트라우마 때문에 책임감을 가진 인물로 나오다보니 벌레를 보고 무서워할 수도 없었다. 나중에는 쥐만 놓고 촬영한다고 하면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도 생각나고 그나마 반가웠다. 대사 잘 외우는 편이라서 라틴어 대사가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다.”
악마의 존재를 믿느냐고 묻자 배성우는 지금까지 살면서 1500번 넘게 가위에 많이 눌려봤다고 이야기했다. 한때 가위 연구까지 해봤다는 그는 초현실적인 존재를 믿는다고 고백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횟수가 줄어들었는데 예전에는 가위에 눌리는 날이 안 눌리는 날보다 많은 해도 있었다. 거의 일상 같았고, 학교에서 졸다가 가위에 눌린 적도 있다. 귀신을 보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난 몸이 안 움직이는 것까지라서 꿈에 나타날까 약간 무서워지기도 한다. 꿈이니까 초현실적인 존재를 믿긴 한다. 한번은 내가 잠들어있는 내 모습을 보기도 했다. 영혼으로 15층인 우리 집에서 뛰어내려 놀다 들어온 적도 있다.”
인터뷰 내내 배성우는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특히 그보다 앞서 영화에서 사제로 출연한 배우 강동원, 박서준과의 비교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강동원, 박서준 배우처럼 청순한 이미지가 부각되긴 했는데 실제 나이 많은 신부님부터 젊은 신부님까지 다양하다. 나는 직업이 신부이긴 하지만 삼촌역할이다.(웃음) 실제 사촌형제 중에 신부님이 있는데 편안하게 생긴 스타일이다. 실제 같은 모습이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