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항상 타인에 의해 선택 받고, 평가를 기다리는 직업이다. 정해인도 연기를 업으로 삼은 만큼 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연기를 해나가는 이유를 털어놨다.
정해인은 지난 2014년 TV조선 ‘백년의 신부’로 본격 데뷔한 뒤 드라마 ‘삼총사’ ‘그래, 그런 거야’ ‘불야성’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슬기로운 감빵생활’ ‘봄밤’,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역모-반란의 시대’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그리고 정지우 감독의 신작 ‘유열의 음악앨범’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의 열일 행보는 계속된다. 영화 ‘시동’과 드라마 ‘반의 반’은 머지않은 시기에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쉼 없이 달려온 만큼 몸도 마음도 지쳤을 정해인이지만 그래도 즐겁고 행복해서 멈추지 못하겠단다.
“친동생이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극구 말렸다. 연예인은 불확실하고 추상적이며, 늘 경쟁해야 해서 정신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동생도 성인이니 말리지 않겠지만, 당시 동생은 연예인의 이면만 본 거다. 배우라는 직업이 불확실하고 불안하지만 계속 해나가는 이유는 즐겁고 행복해서다. 또 제가 즐겁게 한 연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봐주는 분들도 많아졌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이럴 때일수록 일희일비하지 않고 차분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순간순간 흔들리면 이 일을 오래 하지 못할 것 같다.”
데뷔 6년차에 접어든 정해인의 멜로 포텐은 놀라울 정도다. 텔레비전 멜로 장인에서 스크린까지 휘어잡은 장악력은 또래 배우들 중 단연 눈에 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멜로 장인으로 우뚝 선 정해인은 그 비결로 진심과 존중 그리고 배려를 꼽았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연기할 때 상대방에 대한 진심이 있어야 한다고 배웠다. ‘척’만 해서는 안 된다. 반려동물들도 주인이 나를 사랑하는지 피부로 느끼는데, 하물며 사람은 더 그렇지 않겠나. 저는 원체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라서 솔직히 많이 어려웠다. 그런데 마냥 어렵게만 여기면 연기를, 작품을 할 수가 없다. 그 어려움을 존중으로 방향을 틀면 편해진다.”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는 정해인. 자신이 하는 일이 불온전하다고 표현하는 그는 팬들 덕분에 자존감을 지킨다고 말한다. 차근차근 쌓아올린 공든 탑의 공을 모두 팬들에게 돌리는 정해인이다.
배우 정해인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저의 연기를 봐주는 분들로부터 힘을 얻는다. 자존감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사실 제가 하는 일이 불온전하기에 흔들릴 때도 많은데, 그때마다 제 연기를 봐주는 분들이 저를 다잡아 주신다. 팬들이 많아질수록 자존감이 높아지고 큰 힘을 받는다. 얼마 전 정신적, 육체적으로 번아웃이 왔는데, 처음으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번아웃이 되니 연기도 가족도 눈에 안 들어오더라. 그때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 누군가 저에게 꿈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는 ‘건강하게 이 일을 오래하는 것’이라고 답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스스로 단단함을 유지해야 한다. 이건 팬들도 마찬가지다. 스스로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나.” /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