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에 성공한 속편은 후광이냐, 부담이냐 기로에 놓이는 게 운명이다. 언제 봐도 잘 빠진 ‘타짜1’, 평가는 엇갈려도 어쨌든 흥행한 ‘타짜2’의 배턴을 이어받은 ‘타짜: 원 아이드 잭’은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세 번째 손가락이다.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은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 잭’을 받고 모인 타짜들이 목숨을 건 한판에 올인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66회 칸 영화제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을 받은 ‘세이프’의 각본을 쓰고, 2015년 ‘돌연변이’로 장편 데뷔한 권오광 감독의 신작이다.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타짜’ 시리즈는 불변의 화제성을 가진다. 최동훈 감독의 ‘타짜’(2006)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 누적관객수 568만 관객을 모아 시리즈물의 성공적인 첫 단추를 꿰었다. 강형철 감독이 연출한 ‘타짜2’(2014)는 8년 만의 속편에도 401만 관객 동원에 성공해 명실상부 추석 맛집 ‘타짜’ 시리즈를 이어갔다.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원 아이드 잭’이라는 세련된 부제가 붙은 ‘타짜3’는 앞선 영화들과 달리 포커판으로 무대를 옮겼다. ‘타짜1’에 등장한 짝귀(주진모 분)의 아들인 도일출(박정민 분)이 묘령의 여인 마돈나(최유화 분)와 의문의 남자로 인해 궁지에 몰린 가운데 도박판 전설 애꾸(류승범 분)가 도일출을 위기에서 구제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애꾸의 카드를 받은 도일출과 까치(이광수 분), 권 원장(권해효 분), 영미(임지연 분)는 하나의 팀을 이뤄 한 탕을 노리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여러 사건에 휘말린다.
결국 ‘타짜3’는 팀 플레이다. 전작들과 차별점도 이 지점이다. 피는 못 속이는 도일출과 미스터리한 마돈나, 화려한 손기술의 까치, 탁월한 연기와 말발의 영미, 조용한 고수 권 원장 그리고 수증기 같은 애꾸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은 각자 부여받은 능력을 어둠의 세계에서 안성맞춤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유기적인 한 팀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보다 제각각 개인 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앙숙 같은 이들이 애꾸를 중심으로 모이고, 그 안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나름의 동지애를 느끼지만 그마저도 너무나 얕아 팀 플레이라는 주요 설정이 제대로 기도 못 쓰고 휘발되고 만다.
아쉬운 점은 또 있다. 손에 든 패와 캐릭터만 달라졌을 뿐 끝판왕을 처리하기까지 과정이 전작들과 차별점도 특색도 없다는 것과 진부하고 설득력 없는 인물의 전사다. 별다른 임팩트도, 감흥도 주지 못하는 나름의 반전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고, 주요 인물들의 전사를 의심하게 할 정도다.
다만 이 세계가 나름의 설득력을 획득한 건 도일출이라는 캐릭터가 지닌 현실성 덕이다. 도박판은 흙수저든 금수저든 차별 없이 패를 잡는다고 믿고 그곳에 뛰어든 도일출은 결국 스스로를 옭아매고 끊임없이 위기에 빠진다. 공시생인 도일출의 모습은 전작에 없던 현 시대 청춘들의 고뇌를 담았고, 미미하게나마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일조한다. 그리고 연신 도일출을 서포트하고 어리석은 그를 깨닫게 하는 애꾸, 류승범의 단연 압도적인 존재감이 그나마 ‘타짜3’의 불씨를 살아있게 만든다. 오는 11일 개봉.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