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천우희 “영화의 마지막 대사, 꼭 내게 하는 말 같아” [MK★인터뷰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아무리 강인한 캐릭터를 맡고 강렬한 연기를 한다고 한들 천우희에게도 위로가 필요하다. 힘든 시간에 대한 치유가 되어준 영화 ‘버티고’다.

‘러브픽션(2011)’을 연출한 전계수 감독의 신작 ‘버티고’는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 분)이 창밖 로프공 관우(정재공 분)와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영화로 서로 다른 세계에 대한 동경과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을 그렸다. 천우희가 연기한 서영은 30대 계약직 디자이너이자 모든 관계와 생활에서 위태로움을 느낀다. 천우희 또한 서영처럼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치유에 대한 기대를 품고 ‘버티고’ 안으로 들어왔다.

“‘당신은 떨어지지 않아요, 괜찮아요’라는 마지막 대사가 꼭 저에게 하는 말 같았다. 나는 내가 나름대로 건강한 정신으로 일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자각을 못했을 뿐 힘든 시기가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1년 동안 나를 놓았을 때 ‘버티고’ 시나리오를 보게 됐고 마치 대사들이 내게 하는 말 같더라. 힘겨웠던 시간을 연기로 치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했다.”

배우 천우희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나무엑터스
배우 천우희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나무엑터스
천우희가 서영을 연기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기교를 부리지 않는 것이었다. 어디 하나 기댈 데 없는 서영의 마음을 헤아리며 기교보다 진심으로 임했다. ‘버티고’는 천우희의 진심이 모여 만들어진 영화다. “‘버티고’는 서사에 기대기보다 인물의 감정선을 쭉 따라가기 때문에 기교를 부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원래 기술적인 걸 별로 고려하지 않고 내맡기는 편인데 이번에는 특히나 기댈 데가 없더라. 진심으로 연기했다. 클로즈업이 많으니까 미세한 근육 떨림이나 멍한 시선만으로도 충분히 표현이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

극 중 서영은 이명 현상을 겪는다. 고층빌딩에서 일하며 겪는 어지러움과 이명은 그의 고충이다. 천우희도 이명을 겪어본 적이 있어 서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단다. 그리고 치유의 과정에서 삶을 견뎌내는 또 하나의 방법도 배웠다.

“나도 이명을 겪어봐서 불편함과 힘듦을 안다. 이번 작품을 하며 이비인후과에 가 물어봤다. 이명을 겪을 때 어느 한 개의 점만 정확히 보면 괜찮아진다더라. 현기증이나 이명을 이겨내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삶을 견뎌내는 방법 같기도 하다. 주변에서 하는 말이, 내가 한국에서 힘든 역할은 다 한다고 하더라.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 싶을 때도 있었지만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을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연기에는 제한이 없지 않나. 어떤 연기든 해보고 싶다.”

배우 천우희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나무엑터스
배우 천우희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나무엑터스
천우희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 이어 ‘버티고’로 대중과 만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얼굴을 제시했다. 그 안에는 로맨스가 있지만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려는 30대 청춘들의 고민도 심층적으로 담겨 있다. 이 시간들은 천우희에게도 분명 변곡점이 됐다. “전혀 다른 두 인물을 통해 이 시대를 지나가는 청춘을 연기한 게 나에게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내 얼굴로 표현했다는 데 감사하다. 어떤 분들은 서영의 얼굴을 본인처럼 느끼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진주가 삶을 대하는 자세가 공감될 수도 있다. 두 가지 면을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었다.” /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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