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5년차 가수 그리고 배우 이승기가 드라마 ‘배가본드’로 또 하나의 성과를 얻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무한한 도전의 결과다.
이승기는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정경순, 연출 유인식)에서 스턴트맨 출신이자 사랑하는 조카를 잃은 차달건 역을 맡아 다양한 감정선과 액션을 오가며 호연했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승기의 새로운 도전은 성공적이었고,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액션도 되는 배우’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단순히 제작비가 많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라서 잘 되어야 한다기보다 한국 드라마의 좋은 퀄리티, 어떤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졌다. 이번 드라마의 가장 큰 성과는 ‘이승기가 액션도 되네’라는 이미지다. 그전에는 로코, 멜로 장르에 익숙한 이미지가 있어서 심각하거나 진지한 연기가 안 된다는 이미지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얻은 게 큰 수확이다. 물론 격한 액션씬이나 카체이싱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1초의 찰나를 위해 다섯 시간 촬영하는 그 과정이 무척 중요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배우 이승기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극 중 차달건의 감정은 첫 회부터 고조된 상태다. 이 세상 유일한 피붙이인 조카를 비행기 테러로 한순간에 잃고 그의 삶은 지옥으로 곤두박질치기 때문이다. 높은 감정 수위에서 첫 발을 뗀 차달건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승기는 어떻게 접근했을까.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영화라면 100으로 달리는 게 맞지만 두 달에 걸쳐 진행되는 드라마니까 선택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내가 차달건의 상황이라면 어떨지 생각해봤을 때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것 같더라. 매끄러운 연기보다는 고조된 감정으로 가는 게 진정성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첫 씬도 고조된 상태인 데다가 대사로 풀어야 하니까 수위조절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진정성을 생각하며 감정을 짚어갔던 것 같다.”
‘배가본드’는 이승기와 배수지가 지난 2013년 종영한 드라마 ‘구가의 서’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배수지는 국정원 직원 신분을 숨기고 모로코 대사관 인턴으로 등장하는 고해리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오해와 의심으로 얽힌 앙숙으로 관계를 시작해 러브라인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주고받았다.
배우 이승기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배수지와) 두 번째로 만나니까 편하더라. 그 사이에 각자 몇 작품을 더해서 그런지 현장이 좀 더 익숙했고, 상의도 더 많이 하게 됐다. 멜로의 경우 무거운 감정이 베이스라서 수위 조절이 필요했는데 그런 부분은 서로 가감 없이 대화하며 맞춰나갔다.”
이승기에게 ‘배가본드’는 자부심이다.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인장으로 찍히기에 모자람이 없으며, 어쩌면 새로운 도전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듯하다. 이승기의 개인적인 성장 외에도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드높인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겸손하게 말하는 게 꼭 정답이 아니라면 ‘배가본드’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해외 친구들도 ‘이거 드라마 맞아?’라고 하더라. 영상만 보면 영화 퀄리티인데 드라마이지 않나. 수백 억을 쏟아 부어도 별로일 수 있는데 ‘배가본드’는 액션 하나 만큼은 잘 찍었다. 시청률이야 더 나오면 좋았겠지만 요즘은 숫자로 나오는 시청률과 체감이 다르다. 제가 했던 모든 드라마 중에 이렇게 반응이 직접적으로 온 경우는 드물었다. ‘배가본드’로 인해 해외 시청자들이 ‘모든 K-드라마는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하면 좋겠다.”
배우 이승기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배가본드’가 자신의 대표작이라는 이승기. 이번 드라마와 함께 하는 매 순간이 그에게는 자신에 대한 증명이었던 셈이다.
“‘배가본드’는 굉장한 대표작이다. 이승기에게 없던 와일드한 이미지를 만들어준 의미 있는 작품이다.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걸 느꼈고,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다. 그리고 힘을 빼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