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리치, 갱으로 시작해 갱으로 돌아왔다 [김노을의 디렉토리]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연출자의 작품·연출관은 창작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영화, 드라마, 예능 모두 마찬가지죠. 알아두면 이해와 선택에 도움이 되는 연출자의 작품 세계. 자, 지금부터 ‘디렉토리’가 힌트를 드릴게요. <편집자주> 코미디 범죄 장르의 입봉작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1998)부터 디즈니 실사판 ‘알라딘’(2019)에 이르기까지, 영국 출신 가이 리치 감독은 지난 20년 동안 작품 스펙트럼의 폭을 넓혔다.

가이 리치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평단과 관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장편데뷔작, 높은 기대치로 인색한 평을 피할 수 없었던 두 번째 장편, 범죄·액션·모험 장르의 높아진 허들에 가로막힌 최근작 등 과거 호평에 비해 그동안 다소 아쉬운 결과물을 내놓은 게 사실이다. 그래도 가이 리치의 주특기는 갱(gang) 아니던가. 갱으로 시작해 갱으로 돌아온 그의 찬란한 시절을 짚어본다.

가이 리치 감독 사진=ⓒAFPBBNews=News1
가이 리치 감독 사진=ⓒAFPBBNews=News1
◇ 난무하는 힐난의 범죄 코미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영화의 캐릭터들이 서로를 물고 헐뜯는 수준이 거의 힐난에 가깝다. 도대체 저렇게 시시콜콜 다투는 이들이 목표한 한탕을 완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면서도 끝까지 보게 되는 게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다.

건달들의 목표는 명확하고 가이 리치의 연출은 경쾌하다. 인물들의 주무대 어두운 뒷골목을 그림자 세계로 묘사하지 않고 감각적으로 담아내 역동성과 속도감을 높였다. 이 영화의 빠르기 정도는 다소 느리다고 할 수 있지만 이어지는 총격전과 액션이 속도감을 높이니 몰입도 배가된다.

그렇다고 정신없이 총싸움만 하는 건 또 아니다. 가이 리치는 분할화면, 정지화면을 거침없이 사용한다. 관객 입장에서 자칫 낯설게 느껴져 몰입을 해칠 수도 있지만, 그는 이 같은 방식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오히려 긴장을 유지했다. 연출적 기교는 액션씬에서 극에 달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엔딩의 유머는 향후 그의 필모그래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영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포스터 사진=영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영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포스터 사진=영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로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른 가이 리치는 두 번째 영화에서도 범죄를 택했다. 입봉 후 2년 만에 ‘스내치’(2000)를 만든 그는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가 서로 꼬리와 머리처럼 물고 물리는 이야기를 재기발랄하게 그려냈다. 하지만 전작으로 인한 기대감이 높았던 터라 안타깝게도 차기작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줄줄이 이어졌다. 물론 당시 젊은 감각, 소위 MTV 세대로 일컬어지는 시대를 떠올리면 가이 리치 특유의 감각적인 화면 연출과 블랙유머는 당연히 높은 점수에 일조한다. 그럼에도 일부 관객들은 단순화된 스토리와 초반 느슨한 전개를 예로 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화 ‘젠틀맨’ 포스터 사진=영화사 빅, 다날엔터테인먼트
영화 ‘젠틀맨’ 포스터 사진=영화사 빅, 다날엔터테인먼트
◇ 가이 리치가 돌아왔다, ‘젠틀맨’ 지난해 ‘알라딘’으로 역주행 흥행신화를 써내려간 가이 리치가 범죄 영화를 들고 찾아왔다.

지난 26일 개봉한 ‘젠틀맨’은 유럽을 장악한 업계의 절대강자 믹키 피어슨(매튜 맥커너히)의 마리화나 제국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물들의 예측불허 게임을 그린 영화로 매튜 맥커너히를 비롯해 휴 그랜트, 콜린 파렐, 찰리 허냄, 헨리 골딩 등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기용으로 제작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가이 리치는 신작을 통해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 감각을 여과 없이 발휘한다. 초기작에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은 화려한 기교와 블랙유머가 여실히 빛을 발한다. 할리우드 초호화 캐스팅과 여전히 유효한 가이 리치식 쿨한 영화적 스타일이 만난 ‘젠틀맨’의 정글의 법칙에 기대가 모인다. sunset@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수현 측 “김세의 관련 피해 300억원 수준”
강미나 “아이오아이 불화설? 거의 1일 1톡”
심으뜸 눈부신 비키니 몸매…탄력적인 섹시 핫바디
블랙핑크 제니 파격적인 노출과 아찔한 실루엣
정몽규 축구협회장, 월드컵 끝나고 자진 사퇴

[ⓒ MK스포츠,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