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오브라이프 댄스 챌린지 논란이 한국 가요계에 던진 질문 [홍동희 시선]

- 신곡 ‘Who is she’ 댄스 챌린지 논란
- ‘비치명적 목조름’ 안무의 위험성… 기획사의 안일함은 뼈아픈 실책
- 십자포화 맞고 라이브 켜야 했던 멤버들, 우리는 지금 누구에게 돌을 던지는가

지난 4월 6일 발매된 4인조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의 신곡 ‘Who is she’를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뮤직비디오 공개 직후 국내외에서 준수한 평가를 받으며 순항하는 듯했던 이 곡은, 불과 며칠 만에 예상치 못한 거센 파도를 맞닥뜨렸다.

유튜브와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산된 ‘후 이즈 쉬’ 댄스 챌린지 영상 속 일부 동작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멤버들이 마주 본 상태에서 목을 조르는 듯한 안무와 이어지는 골반 퍼포먼스는 대중에게 ‘선정적’을 넘어 ‘가학적’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불만은 이내 언론의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확대 재생산되었고, 결국 지난 4월 13일, 멤버들이 직접 라이브 방송을 켜고 속상한 마음과 함께 이번 논란에 대해 해명해야 하는 씁쓸한 촌극이 벌어졌다.

4인조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의 신곡 ‘Who is she’를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4인조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의 신곡 ‘Who is she’를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당 안무가 지닌 폭력성과 선정성에 대한 대중의 비판은 충분히 타당하다.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비치명적 목조름(non-fatal strangulation)’이라는 이슈와 맞물려 볼 때, 폭력을 연상시키는 행위가 매혹적인 춤의 일부로 포장되어 10대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숏폼 생태계에 유통되는 것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그러나 필자가 진정으로 우려하는 것은 ‘비판의 타당성’이 아니라, ‘비난의 방식’과 그 이면에 숨겨진 기형적인 시스템이다.

4인조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의 신곡 ‘Who is she’를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댄스챌린지 화면
4인조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의 신곡 ‘Who is she’를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댄스챌린지 화면

15초에 갇힌 진실, 언론이 부추긴 ‘비난을 위한 비난’

이번 논란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과정에서 가장 뼈아픈 지점은 극단적인 ‘편집의 폐해’다. 전체 곡이 가진 서사와 안무의 기승전결은 완전히 거세된 채, 오직 목을 조르는 듯한 몇 초의 자극적인 장면만이 추출되어 숏폼 플랫폼을 떠돌았다. 소속사 S2엔터테인먼트가 “일부만 떼어 놓은 챌린지가 아닌 전체 무대를 보고 판단해달라”고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의도가 무엇이든, 텍스트의 지극히 파편적인 일부만을 포착해 그것이 전체의 진실인 양 매도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폭력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조각난 진실을 대중의 분노로 치환하여 증폭시킨 언론의 태도다. 초기 대중의 불편함을 기사화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후 쏟아진 수많은 기사들은 앞다투어 ‘목 조르기’, ‘선정성 논란’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반복 재생산하며 스스로 조회수 장사의 땔감으로 삼았다.

이슈가 이슈를 낳는 악순환 속에서 사실 확인과 건강한 담론은 실종되었고, 대중의 감정적 동조만이 남았다. 그 결과,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예술적 가치를 증명하려 했던 젊은 아티스트들은 변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대중의 손가락질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4인조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의 신곡 ‘Who is she’를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S2엔터테인먼트
4인조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의 신곡 ‘Who is she’를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S2엔터테인먼트

‘섹시함’의 불가능한 방정식과 여성 아이돌의 굴레

키스오브라이프의 이번 사태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K팝 산업이 여성 아이돌에게 강요해 온 ‘섹시 코드’의 모순된 역사를 짚어보아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K팝 씬에서 여성의 섹시함은 늘 줄타기 곡예와 같았다. 2010년 현아의 ‘버블팝’, 2015년 AOA의 안무 논란 등에서 알 수 있듯, 대중은 여성 아이돌의 당당한 신체 표현을 소비하면서도 동시에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단죄하려 든다.

어떤 그룹의 노출은 ‘걸크러시’와 ‘주체적 당당함’으로 찬사받지만, 어떤 그룹의 유연한 움직임은 ‘청소년 유해 매체’로 낙인찍힌다. 당당해도 안 되고, 지나치게 섹시해도 안 된다는 이 불가능한 방정식 속에서 여성 아이돌의 선택지는 턱없이 좁다.

특히 키스오브라이프는 데뷔 초부터 압도적인 보컬과 퍼포먼스 실력을 바탕으로 ‘건강한 섹시함’을 그룹의 정체성으로 삼아왔다. 거대 기획사의 자본력 없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소 기획사의 전략적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쏟아지는 이 맹렬한 비난의 화살은 과연 춤을 춘 멤버 개인을 향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러한 자극을 끊임없이 소비하고 용인해 온 시장과 산업 구조를 향해야 하는가.

4인조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의 신곡 ‘Who is she’를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4인조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의 신곡 ‘Who is she’를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그럼에도 아쉬운 기획사의 패착, ‘신중함’은 어디로 갔나

이렇듯 억울한 마녀사냥의 측면이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소속사와 제작진을 향해서는 따끔한 채찍질을 가하지 않을 수 없다. 멤버들의 표현의 자유와 당당함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기획 단계에서의 ‘사회적 민감도’에 대한 철저한 부재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책이다.

우리는 지난해 ‘Lips Hips Kiss’ 활동 당시 불거졌던 유사한 안무 논란과 수정 조치를 기억한다. 과거의 뼈아픈 전력이 있다면, 이번 신곡 기획 과정에서는 자극의 수위를 조절하고 대중이 수용할 수 있는 선을 더욱 신중하게 고민했어야 마땅하다. 아티스트의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전 세계 10대들이 열광하는 K팝 산업의 특성상 일정한 ‘사회적 책임감’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이는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사랑받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중소 기획사로서 겪는 마케팅의 한계는 이해한다. 하지만 자극과 선정성만이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을 유일한 해답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은 이제 버려야 한다.

‘비난’을 넘어 ‘대화’로 나아가야 할 때

지난 13일 라이브 방송에서 멤버들은 쏟아지는 비난 앞에서도 “각자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모든 여성들은 아름답고 섹시하다”며 성숙한 태도로 자신들의 무대를 변호했다. 무조건 고개를 숙이기보다 예술적 주체성을 지키려 한 그들의 용기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해졌다. 안무의 가학성에 대한 정당한 지적이 필요하다면 비판하되, 그것이 아티스트 개인의 인격을 짓밟는 맹목적인 비난과 조리돌림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성숙한 비판은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 당사자의 맥락을 거세하고 일방적인 잣대만을 들이미는 것은 폭력에 불과하다.

이번 키스오브라이프 사태는 K팝 산업이 여성 아티스트의 표현 범위와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어떤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지 무거운 숙제를 던졌다. ‘Who is she(그녀는 누구인가)’라는 곡의 제목처럼, 우리는 진정으로 그들의 목소리와 예술적 의도에 귀 기울이고 있는가, 아니면 단지 돌을 던지기 쉬운 과녁 하나를 만들어 분풀이를 하고 있는가.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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