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룡영화상에서 아내 손예진에게 애정을 전했던 현빈이 올해는 영화 촬영 중 겪은 고충을 털어놓자 손예진이 출산 직후 자신의 고생담으로 응수하며 웃음을 안겼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47회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에서 손예진은 영화 ‘하얼빈’ 촬영 당시 현빈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그때 제가 아이 낳고 얼마 안 됐을 때라 제가 더 힘들었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19일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현빈이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존재만으로 제게 너무나 힘이 되는 와이프 예진 씨”라고 고백했던 장면과는 사뭇 다른 현실 부부의 모습이었다. 당시 객석에 앉아 있던 손예진은 남편의 말에 손하트로 화답했다.
두 사람은 당시 청룡영화상 역사상 처음으로 부부가 나란히 남녀주연상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현빈은 ‘하얼빈’으로 남우주연상을, 손예진은 ‘어쩔수가없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인기스타상까지 함께 받으며 각각 2관왕에 올랐다.
손예진 역시 수상 소감에서 남편의 본명인 김태평과 아들 김우진을 자신이 사랑하는 두 남자라고 부르며 기쁨을 나눴다.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했던 부부가 약 1년 뒤 같은 영화제의 행사에서 이번에는 각자 힘들었던 시간을 꺼낸 것이다.
이날 현빈은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를 연기했던 과정을 돌아봤다. 서른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인물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촬영 내내 자신이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특히 마지막 촬영은 사형대에 올라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었다. 현빈은 촬영이 끝난 뒤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와 꽤 오랜 시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손예진도 남편의 변화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현빈 씨가 살이 진짜 많이 빠졌다”며 역사적 인물을 연기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배우로서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빈은 당시 해외 촬영도 많았다. 손예진은 남편이 촬영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힘들어 보였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자신 역시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의 고충을 온전히 헤아리기 어려웠던 시기였다.
손예진은 그런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도 당시에는 “내가 더 힘들다”고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남편의 고생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버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셈이다.
손예진은 이제 그 시절을 서로의 고생으로만 기억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돌이켜보면 저희한테 좋은, 성숙한 배우이자 성숙한 부모가 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