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계가 충격에 빠졌다.
일본 영화계의 아이콘이자 ‘러브레터’로 한국에서도 깊은 사랑을 받은 나카야마 미호(54)가 12월 6일 도쿄 시부야구 에비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팬들에게는 여전히 눈밭에서 “오겡끼데스까(잘 지내고 있나요)”를 외치던 모습으로 기억되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콘서트 취소와 뒤늦은 발견… 사망 당시의 정황
나카야마 미호는 이날 오사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그러나 이후 소속사 관계자가 연락이 닿지 않아 자택을 찾았고, 욕실에서 쓰러져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즉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일본 연예계는 충격에 빠졌다.
1980년대 아이돌에서 일본 영화계의 전설로
나카야마 미호는 1980년대 일본 아이돌 시장을 평정하며 ‘아이돌 사대천왕’ 중 한 명으로 군림했다. 이후 배우로 전향해 1985년 영화 비 밥 하이 스쿨을 통해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5년 개봉한 러브레터로 일본과 한국에서 전성기를 맞았다. 이 작품은 단순한 멜로 영화 그 이상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러브레터 속 나카야마 미호가 눈 덮인 언덕에서 외치는 대사는 한국에서도 CF와 다양한 콘텐츠로 패러디되며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제20회 호치영화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제17회 요코하마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일본 영화계의 중심에 섰다.
한국 팬들과의 특별한 인연
2017년, 그녀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우 문소리와 함께 오픈 토크에 나섰다. 당시 그녀는 “러브레터가 한국에서 재개봉한다면 또 한국에 와서 보고 싶다”고 밝히며 팬들과의 깊은 유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에서 그녀의 작품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고, 그녀 역시 이를 깊이 감사해왔다.
전설의 끝이 남긴 아쉬움
‘러브레터’가 대만에서 재개봉했을 당시 몰래 관람했다는 그녀의 에피소드는 여전히 그녀가 자신의 작품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재개봉 소망은 이제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게 되어 더욱 아쉬움을 자아낸다.
그녀의 사망 소식은 단순한 비보를 넘어 한 시대의 막을 내린 것과 같다.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그녀의 업적은 영화와 대중문화 속에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