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다 같이 활짝 웃고 싶다.”
심석희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의 선전을 약속했다.
심석희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그동안 심석희는 명실상부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주역이었다.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대회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쓸어담았다. 2022년 베이징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여자 3000m 계주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심석희가 나서고 있는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었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8개의 금메달 중 총 6개를 휩쓸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되면서 메달을 놓쳤지만,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 두 대회를 제외하면 모든 올림픽에서 정상에 섰다.
다만 최근에는 좋지 못하다. 2024-202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1~6차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할 만큼 부진에 빠졌다. 선수 간 호흡 및 조직력이 흔들린 데다 네덜란드, 캐나다 등 경쟁국 전력이 성장하면서 대표팀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에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다양한 전략을 준비했다. 그 중 하나는 교체 타이밍에 강하게 밀어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강한 푸시’다.
그리고 심석희는 이 전략의 핵심이다. 서양 선수 못지않은 체격 조건을 지닌 심석희는 강한 힘으로 앞서 달리는 선수를 강하게 밀어 속도를 끌어올리게 할 수 있다. 그동안은 최민정과 개인사로 합심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 두 선수가 손을 맞잡으며 전략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한국은 2025-2026시즌 월드투어 1차 대회 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했으며, 이번 올림픽에서도 순항 중이다. 지난 15일 펼쳐진 이 종목 준결승에서는 최민정-심석희의 활약을 발판삼아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심석희는 결승에서도 대표팀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결승은 19일 오전 4시 50분에 진행된다.
심석희는 “어떤 방식으로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대표팀에 도움이 되려 노력하고 있다”며 “여전히 부족한 부분은 많지만, 마지막에 다 같이 활짝 웃고 싶다”고 말했다.
밀라노에서는 ‘조연’ 역할도 완벽히 수행 중이다. 이날에는 여자 1500m에 출격하는 개인 종목 선수들의 훈련을 돕기도 했다.
그는 “모두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조금이나마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어제(16일) (김)길리가 (여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따 매우 기뻤다. 과거 어렸을 때부터 보던 후배인데, 귀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고 배시시 웃었다.
‘세계 최강’이라 불리던 대한민국 쇼트트랙은 밀라노에서 다소 고전 중이다.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심석희는 “아직 금메달이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남은 경기가 많다”며 “우리는 최대한 매 순간에 집중하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