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중국이 화났다. 근데 이유가 이상하다.
중국 매체 ‘No.1 스포츠’는 최근 “부끄러운 일! 일본의 로테이션은 스포츠 윤리 위반이다. 중국의 월드컵 도전이 ‘보이지 않는 손’에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꼴찌다. 2승 6패를 기록,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본선 직행은 이미 불가능하다.
그러나 작은 희망은 있다. 다가오는 인도네시아 원정, 바레인과의 홈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4차 예선에 진출할 확률이 있다. 그렇기에 중국은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다만 변수가 생겼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일본이 로테이션을 선택한 것이다. 미토마 카오루, 이토 준야 등 주축 선수들을 제외, 어린 선수들을 선발하며 과정에 집중하는 선택을 했다.
중국 입장에선 분명 불편할 수 있다. 만약 일본이 인도네시아전에서 패배할 경우 4차 예선 티켓이 주어지는 4위 진입이 어려워진다. 득실차 -13인 중국의 경우 승점이 같으면 사실상 밀릴 수밖에 없다. 중국이 인도네시아, 바레인을 모두 잡아도 인도네시아가 일본을 꺾으면 승점 12점으로 동률이 된다.
‘No.1 스포츠’는 “일본의 엔트리 발표는 아시아 축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월드컵을 위한 ‘전략적 조정’을 이유로 미토마 카오루, 도안 리츠 등 주축 선수들을 제외, 호주와 인도네시아전을 치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외부에서는 ‘경쟁 스포츠 윤리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가장 큰 피해자는 월드컵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중국이 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인도네시아, 바레인전에서 모두 승리하면 승점 12점으로 4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일본의 로테이션은 인도네시아에 승점 희망을 열어줬다. 인도네시아는 다수의 귀화선수를 보유하고 있고 승리에 대한 의욕도 강하다. 일본을 꺾으면 승점 12점이 된다. 이 경우 득실차에서 중국을 앞선다. 즉 중국이 탈락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No.1 스포츠’는 일본이 경기 조작을 하고 있다고 의심했다. 이 매체는 “일본은 월드컵 본선 시드 배정을 유리하게 받기 위해 ‘경기 조작’에 가까운 방식으로 3차 예선을 치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중국은 과거에도 월드컵을 앞둔 중요한 순간마다 ‘외부 방해’를 받았다. 이번에도 일본의 비상식적인 선택으로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고 언급했다.
중국 입장에선 일본의 로테이션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그러나 중국이 일본과 인도네시아전 결과에 따라 4차 예선 진출이 위태로워지는 건 그들이 결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일본은 무리할 이유가 없다. 이미 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고 다른 선수들을 실험할 필요가 있다. 또 ‘살인 일정’을 소화한 유럽파들의 휴식도 필요하다. 모리야스 감독은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의 부상 문제가 있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그들을 소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파리올림픽 세대보다 더 어린 선수들도 포함했다. 쿠보 다케후사가 그들을 이끌 리더 역할을 해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중국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여전히 세계 최고 무대에 서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48개국으로 늘었으나 여전히 그들의 자리는 없어 보인다. 중국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는 건 일본이 로테이션을 선택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