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지소연 시대’에 대해 이금민과 최유리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신상우 감독의 대한민국 여자 축구국가대표팀이 세대교체를 이어가고 있다. 지소연을 필두로 이뤄진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태생의 황금세대를 이어 2000년대 태생의 신세대가 기대를 모으고자 한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국가대표팀은 5월 A매치 일정을 맞아 콜롬비아와 2연전을 치렀다. 지난달 30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 0-1 패배, 2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차전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신상우호는 지난해 3월 콜린 벨 전 감독 체제 후 1년 2개월 만에 홈에서 열린 A매치에서 1무 1패의 성적을 받았다.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지만, 그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여자축구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자축구의 가장 큰 과제는 ‘세대교체’다. 여자 대표팀은 그동안 지소연을 필두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태생 선수들이 황금세대를 이뤘다. 이제는 어느덧 30대에 접어들며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세대교체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고, 지난해 10월 지휘봉을 잡은 신상우 감독이 착실히 실행 중이다.
이번 일정에서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26인 명단에서 2000년대생을 11명 발탁했다. 새 얼굴을 비롯해 대체로 A매치 경험이 적은 선수였다. 신상우 감독은 지소연, 이금민, 최유리를 비롯해 김혜리, 임선주, 장슬기 등 기존 주축 베테랑과 함께 류지수, 우서빈, 전유경, 정다빈, 문은주, 김신지 등 유망주의 융화를 노렸다.
선수 기용 또한 파격적이었다. 1차전과 2차전 11명의 선수를 모두 바꾸는 선택을 내렸다. 1차전 아쉬웠던 결과를 만회하는 듯했다. 2차전에서는 전반 2분 만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정민영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다. 후반 17분 김진희 불안한 자책골로 승리하지 못했지만, 1차전과 달리 더 주도적인 경기로 콜롬비아를 압박하는 모습이었다.
콜롬비아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8강에 오른 강호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0-2로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신상우호는 2차전에서 에이스 지소연의 부재에도 신예들의 에너지를 앞세워 콜롬비아를 상대로 접전의 모습을 보여줬다.
신상우 감독은 2차전 후 “선수들이 조금 더 하고자 하는 마음을 보여줬다. 이번 일정이 어린 선수들에게 큰 변화가 될 것 같다. 여자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가깝게는 7월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그다음은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이 있다.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누군가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면 제가 하고 싶다.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면 그동안 지는 경기를 보여줬던 모습을 계속해서 이기는 경기로 보답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새로운 세대가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선수단 또한 지소연을 필두로 이뤄진 황금세대가 없는 시기를 준비해야 한다. 신상우 감독이 본격적으로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함께 발을 맞출 필요가 있다.
지소연을 이어 대표팀을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는 1994년생 듀오 이금민과 최유리가 다음 세대에 대해 답했다.
이금민은 “또 하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안컵 후 월드컵이다. 이번에는 대표팀의 큰 변화가 생길 것 같다. 더욱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선수들이 너무나 좋은 태도를 보여줬다. 대표팀에 들어왔다고 자만하지 않더라.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얼마나 간절한지 잘 알고 있었다.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조금 더 사명감을 갖고 임했으면 좋겠다. 기대된다”라며 “베테랑들 역시 더 열심히 뛰고 동생들에게 모범이 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유리는 “선수들이 이번 일정에서 한마음으로 뛰었다. 계속해서 소통했던 부분이 큰 힘이 됐다. (지)소연 언니가 조기 소집해제 됐다. 언니가 저와 금민이에게 팀을 부탁했다. 부담이 컸다. 더욱 무게감있게 들렸다.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7월 동아시안컵이 열린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다. 중요도가 크다. 계속해서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모두 몸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계속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이어가자고 소통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용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