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 대표팀을 지휘하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네이마르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전했다. 네이마르의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나서기 위해선 ‘몸 상태부터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는 브라질에서 역대 A매치 최다 득점자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128경기에 나서 79골을 기록 중이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축구의 상징적인 존재지만, 최근 몇 년간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네이마르는 2023년 10월 17일 우루과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이후 브라질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네이마르는 이날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를 크게 다쳤다.
네이마르는 오랜 재활 끝 올해 1월 친정팀 산투스(브라질)로 복귀했다. 하지만, 여전히 몸 상태가 온전치 않다.
안첼로티 감독은 네이마르를 단 한 차례도 대표팀 명단에 포함하지 않았다.
네이마르는 9월 ‘자신의 대표팀 소집 제외가 피지컬 때문’이라는 해석에 반박했다.
‘ESPN 브라질’에 따르면, 네이마르는 “전술적인 판단일 뿐”이라며 “내 몸 상태와는 관계없다. 안첼로티 감독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다.
안첼로티 감독의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안첼로티 감독은 ‘ESPN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네이마르의 재능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지금 필요한 건 경기를 온전히 소화할 수 있는 몸”이라며 “네이마르가 최상의 몸 상태라면 대표팀 합류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지 않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선을 그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이어 “나 역시 네이마르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아직 시간이 있다. 네이마르가 월드컵을 준비하며 대표팀을 돕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첼로티 감독은 네이마르의 포지션 변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네이마르가 전성기였을 땐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측면을 휘저었지만, 지금은 예전 같은 속도나 몸 상태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안첼로티 감독은 “현대 축구에서 측면 공격수는 강한 체력과 활동량이 필수적이다. 네이마르는 이제 중앙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나 스트라이커로 뛰어야 한다”며 “나는 6월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네이마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미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브라질은 일찌감치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남미 예선을 5위로 마치며 불안한 뒷맛을 남겼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 볼리비아에 0-1로 패한 게 결정적이었다.
‘브라질 축구 특유의 압도적인 경기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안첼로티 감독은 6월 브라질 지휘봉을 잡았다. 계약 기간은 1년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거취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안첼로티 감독은 “브라질을 이끌고 월드컵에 나서는 건 아주 특별한 경험”이라며 “내 가족도 만족하고 있고, 나 역시 행복하다. 월드컵 이후에도 브라질 축구 협회가 원한다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030년까지 함께하는 것도 멋진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현지 언론은 네이마르를 둘러싼 논란을 신중하게 다루고 있다.
브라질 매체 ‘오 글로보’는 “안첼로티 감독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네이마르가 월드컵 무대에 서기 위해선 경기력보다 몸 상태를 입증해야 한다”고 전했다.
브라질의 또 다른 매체 ‘글로보 에스포르치’는 “네이마르는 여전히 특별한 선수지만, 대표팀이 그에게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안첼로티 감독이 더 이상 이름값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내부 평가도 엇갈린다.
과거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전설 중의 전설’ 히바우두는 “네이마르는 언제든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다. 월드컵은 경험 있는 스타가 필요한 무대다. 월드컵엔 무조건 데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직 국가대표 수비수 루시우는 “네이마르는 이미 여러 차례 기회를 받았다. 이제는 몸 상태뿐 아니라 정신적인 준비도 중요하다. 대표팀이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대는 끝났다”고 전했다.
브라질 팬들 사이에서도 논쟁은 뜨겁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엔 “부상에서 회복한 네이마르는 여전히 브라질의 에이스”라는 옹호론과 “팀은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네이마르는 상징적인 존재일 뿐”이라는 비관적인 목소리가 공존한다.
네이마르의 이름값은 여전히 무겁다.
네이마르는 여전히 브라질의 상징이자 경기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부상과 재활로 잃어버린 시간이 길다. 안첼로티 감독이 강조한 대로 네이마르가 다시 대표팀의 중심에 서기 위해선 ‘건강한 몸’이 우선이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