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에이스 신지아의 시선은 이탈리아 밀라노로 향해 있었다.
신지아는 11월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1차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5.19점, 예술점수(PCS) 68.95점, 총점 144.14점을 적어냈다.
앞선 쇼트프로그램에서 72.06점을 획득했던 그는 이로써 최종 총점 216.20점을 올리며 정상에 섰다. 아울러 올림픽 출전 경쟁의 유리한 고지도 선점하게 됐다.
이번 대회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나설 국가대표를 뽑기 위한 1차 선발전이다. 올림픽 출전 선수는 2026년 1월에 펼쳐지는 2차 선발전 성적까지 합산해 가려진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종목에는 2025년 7월 1일 기준 만 17세 이상 선수만 나설 수 있다. 한국은 남녀 싱글에 각각 2명, 아이스댄스에 1개 팀을 파견한다.
2위부터 5위까지는 각각 김유재(204.99점), 김채연(201.78점), 윤서진(201.65점), 이해인(195.80점)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김유재와 윤서진은 연령 제한으로 올림픽을 비롯한 시니어 국제 대회 출전 자격이 없다. 이에 따라 2차 선발전에서는 두 장의 티켓을 놓고 신지아, 김채연, 이해인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신지아는 “올 시즌 그랑프리 성적이 좋지 않아서 많이 속상했는데 빨리 잊으려 했다”며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본인의 말처럼 그는 올해 다소 부진했다.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7위에 그쳤고 2차 대회에서도 5위라는 만족 못할 성적표와 마주했다.
문제는 점프였다. 주니어 시절 쉽게 처리했던 점프를 번번히 놓쳤다. 일각에서는 여자 싱글 선수들이 흔히 겪는 체형 변화 문제를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키가 갑자기 자라고 체형이 변하면 스핀, 점프 등 연기를 펼칠 때 균형이 흔들리는 까닭이다. 신지아는 최근 3년 사이 키가 7cm 정도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신장은 158cm 정도다. 지상 훈련과 회전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지나간 대회를 잊으려고 노력했다. 가장 큰 목표가 올림픽 출전이었던 만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 집중하려 했다”며 “오늘 경기를 앞두고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걱정이 컸는데, 잘 해낸 것 같아 매우 기뻤다”고 덧붙였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