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깜짝 파티에 류지현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밝은 미소를 지었다.
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파벨 하딤 감독의 체코와 2025 NAVER K-BASEBALL SERIES(K-베이스볼 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이번 시리즈는 내년 3월 펼쳐지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날 체코와 맞붙는 한국은 이후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격돌한다.
전날(8일) 펼쳐진 1차전의 승자는 한국이었다. 선발 곽빈(두산 베어스·2이닝 무실점)을 비롯해 김건우(SSG랜더스·2이닝 무실점)-최준용(롯데 자이언츠·1이닝 무실점)-이호성(삼성 라이온즈·1이닝 무실점)-이로운(SSG·1이닝 무실점)-김택연(두산·1이닝 무실점)-조병현(SSG·1이닝 무실점) 등 투수진의 역투를 앞세워 3-0 승전보를 적어냈다. 다만 5안타 3득점에 그친 타선의 부진은 숙제로 남았다.
그래도 의미있는 결과였다. 특히 류지현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첫 승을 올리게 됐다. 이날 아침 훈련을 앞두고는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류 감독의 대표팀 첫 승을 축하하는 깜짝 파티를 열었다. 박해민(LG 트윈스), 원태인(삼성)은 류지현 감독의 얼굴에 케이크를 묻히는 등 장난을 치기도 했다.
9일 체코전이 열리기 전 만난 류지현 감독은 “(깜짝 파티를)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 좋은 분위기를 내년 3월까지 유지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편 한국은 이날 투수 오원석(KT위즈)과 더불어 신민재(LG·2루수)-안현민(KT·우익수)-송성문(키움 히어로즈·3루수)-문보경(LG·1루수)-노시환(한화 이글스·지명타자)-문현빈(한화·좌익수)-박성한(SSG·유격수)-조형우(SSG·포수)-김성윤(삼성·중견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다음은 류 감독과의 일문일답.
Q. 경기 전 선수들이 축하 파티를 열었다.
- 사실 깜짝 놀랐다. 전혀 몰랐다. 선수들이 깜짝 이벤트를 해줬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아침에 일어나 깜짝 놀랐다. 굉장히 기분 좋았다. 선수들과 내년 3월까지 좀 더 많은 스킨십을 하고싶다. 많은 소통을 하면서 지금 대표팀의 좋은 분위기를 3월까지 유지하고 싶다.
Q. 어제 경기에서 체코의 경기력을 어떻게 보셨는지.
- 우리가 기준점을 잘 설정해야 한다.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단면적인 평가전이 아닌, 3월 5일 첫 경기를 목표로 해 준비하는 과정이다. 여러가지 기준점을 잘 세워야 한다. 145km 미만의 구속에는 배트 스피드가 따라간다. 좋은 구위와 빠른 공을 가진 투수들이 올라갔을 때에는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도 어제 느꼈다. 그런 기준점을 세워 준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문동주(한화), 원태인(삼성)은 언제 등판하는지.
- 답변드리기 참 어려운 부분이다. 제가 그래서 며칠 전 감독이 욕심을 부리는 시기가 아니라 말씀드렸다. 시즌 끝난 시점에서 피로도가 있다. 팬들도 궁금해 하신다. 게임 나오면 좋아하시겠지만, 일본 넘어가서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시기적으로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 고민들을 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던진 선수들 기용 여부는 고민하고 있다.
Q. 이번 평가전에는 KBO리그보다 빠른 피치클락 규정이 적용된다.
- 등판하거나 안 했던 선수들도 벤치에서 느낀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오늘 들었는데, 일본 갔을 때 일본 심판들이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심판 2명이 들어온다. 일본 심판 1명이 들어오고 우리나라 심판 1명이 들어온다. 주심이 누구일지 모르지만, MLB 심판이 들어오면 우리 선수들이 대회 준비하는 과정, 적응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어제 이호성은 매우 영리하게 피치클락을 이용하더라. 3초 남기고 본인 준비 안 되자 2루로 견제하며 시간을 벌었다. 리듬 찾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Q. 현재 로스터에 어린 투수들이 많은데, 기대하시는 부분이 있으신지.
- 지금 구성원들이 전부 WBC 엔트리에 들어올 수는 없는 상황이다. WBC 준비해야 하는 고참급 선수들도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 있는 선수들이 주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성적, 국제대회에서의 적응 능력, 다음 주 도쿄돔에 갔을 때의 적응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 선수들이 조금 더 기존의 본인 리듬, 루틴을 가지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어제도 첫 경기라 긴장감이 있는 것 같았다. 대표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그래도 조금 편안하게 경기를 했다. 처음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내려와서 잠깐 이야기 해 보면 긴장을 좀 했다 표현하더라. 지금 과정이 좋은 상황으로 가고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Q. 류현진(한화)이나 김광현(SSG), 양현종(KIA 타이거즈) 등 베테랑들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지.
- 최종 엔트리가 30명이다. 멤버 선발 가이드 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변수를 생각하며 포괄적으로 넓게 준비하고 있다. 내년 1월 9일 사이판 미니캠프 때는 지금 포함되지 않은 여러 명의 선수들이 포함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Q. 오늘 선발 라인업은 변화가 있는지.
- 좀 변화가 있다. 송성문이 3루로 들어간다. 그 외에는 내야가 다 바뀐다. 신민재를 1번 타자로 선택했다. 리그에서도 1~2번을 치면서 굉장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대표팀 소속으로 프리미어12를 경험했다. 이제는 국가대표 1번 타자로, 좋은 모습을 기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1번 타순에 배치했다.
[고척(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