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서 다 보여 준` 롯데 슈퍼 루키, 이젠 선발 고민할 때다

이젠 선발로 다시 기회를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불펜은 그를 담기엔 크기가 모자란 그릇 처럼 보인다. 선발로 기회를 주며 보다 높이 점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롯데 '슈퍼 루키' 김진욱(19) 이야기다.

김진욱을 이젠 선발로 써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롯데도 주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진욱을 이젠 선발로 써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롯데도 주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진욱은 불펜 투수로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선발로 기회를 얻었던 시즌 초반에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김진욱은 선발로 나선 4경기서 승리 없이 3패, 평균 자책점 10.80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됐고 김진욱은 조금씩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내려 찍는 140km후반의 패스트볼은 불펜 투수로서 최고의 무기가 됐다.

불펜 투수로는 23경기에 나서 4승2패5홀드, 평균 자책점 2.37을 기록하고 있다. 이젠 불펜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다 보니 김진욱이라는 자원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선발로 투입되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불펜 투수 김진욱은 스리 피치로 타자를 상대하고 있다.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이 61.8%나 되고 슬라이더가 25.7%로 뒤를 잇고 있다. 나머지는 커브(11.9%)가 차지하고 있다. 체인지업을 간혹 섞고는 있지만 거의 던지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불펜 투수로 뛰면 구종 추가에 대한 욕심도 필요 없게 된다. 워낙 패스트볼이 좋기 때문에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조합 만으로도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

하지만 김진욱이 보다 큰 투수로 성장하기 위해선 구종 추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가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김진욱을 선발로 미는 이유다.

많은 구종을 던질 필요가 없는 불펜 투수로 나설 때는 스스로 구종 추가를 위해 노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긴 이닝을 버티는 선발 투수로 나서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구종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지금부터 실전에서 쓰며 가다듬어야 내년 시즌 이후 진짜 자신의 공이 될 수 있다.

김진욱과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 위원은 "김진욱이 자신의 슬라이더에 대단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자존감이 높은 구종"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제 확실히 슬라이더가 손에 익은 만큼 선발로 나서며 새로운 구종에 도전할 필요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시즌 중반만 해도 김진욱의 슬라이더는 평균 이하였다. 하지만 어느새 자신있는 구종으로 만들어냈다. 김진욱의 빠른 성장 속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슬라이더 이외에도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이 한,두 가지 정도 추가 된다면 김진욱은 더욱 강한 투수로 거듭날 수 있다. 그 공은 커브가 될 수도 있고 체인지업이 될 수도 있다.

A팀 단장은 "다른 팀 이야기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우리 팀에 김진욱이 있었다면 이젠 선발로 전환을 시켰을 것이다. 불펜에서 쌍은 자신감을 선발로 부딪히며 써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다 다양한 구종을 던져야 하는 선발 투수를 맡기면 던지지 말라고 해도 새 구종을 도전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체인지업 추가가 필요한데 체인지업에 대한 욕심을 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은 거의 좌타자만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체인지업을 던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선발로 나서며 우타자를 많이 만나다보면 자연스럽게 체인지업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백 마디 말 보다 한 번의 경험이 더 잘 먹히는 것이 야구다. 김진욱을 좀 더 크게 키우기 위해선 선발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롯데 마운드 사정에서도 선발은 부족하고 불펜은 넘치지 않는가.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B팀 관계자도 "지난 번 김진욱이 선발로 예고 되길래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김진욱은 오프너로 썼을 뿐이다. 그렇게 쓰고 지우기엔 너무 아까운 인재라고 생각한다. 강윤구가 보강되며 불펜에 좌완 자원이 생긴 만큼 김진욱을 다시 선발로 쓰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궁극적으로는 선발로 키워야 하는 선수인 만큼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경험을 쌓게 하면 앞으로의 야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롯데가 마땅한 선발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김진욱을 써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진욱은 데뷔 첫 해부터 인상적인 공을 던지고 있는 슈퍼 루키다. 오랜만에 나온 좌완 파이어볼러 자원이다. 잘 키워서 크게 써야 하는 의무가 롯데엔 있다.

롯데도 김진욱을 선발로 쓴다는 계획은 갖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김진욱을 위한 계획이 진행 중에 있고 김진욱도 잘 준비하고 있다"며 "이 계획은 천천히 진행 중이고 김진욱은 다시 선발투수로 던지게 될 것이다. 다만 너무 서두르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진욱의 성장은 스스로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며 "야구의 아름다움은 선수의 성장에 있다. 선수는 준비가 돼 있어야 베스트 레벨로 갈 수 있지만 코칭스태프가 선수를 밀어붙이면 악영향이 있기 때문에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그 시기가 이젠 다가왓다는 평가다. 지금같이 중요한 순간에 선발로 수업을 쌓게 해 준다면 김진욱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존재감이 떨어지는 불펜에서보다 선발로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주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이유다.

롯데가 슈퍼 루키를 담을 진정한 큰 그릇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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