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김택형은 “작년(2021년)은 최고의 시즌이었다. 성공한 한 해라고 볼 수도 있다. 많은 것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SSG랜더스 김택형이 역투하는 장면. 사진=김영구 기자
2015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2차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입단해 프로에 데뷔한 김택형은 리그를 대표할 좌완 파이어볼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7시즌 동안 144⅔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이 7.61에 그칠 정도로 성장은 더뎠다.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불안정했다.
그런 김택형은 2021시즌 환골탈태했다. 59경기에서 75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1패 4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2.39 등을 기록했다. 추격조로 시작했던 김택형은 필승조로, 그리고 마무리 투수로 승진했다.
가장 큰 변화는 투구폼. 타석에 들어선 타자를 등지며 공을 던진다. 딥셉션(Deception)이 생겨 상대 타자들은 더욱 타이밍을 잡기 어렵게 됐다. 흡사 과거 국제무대를 호령했던 레전드 구대성(전 한화 이글스)을 떠올리는 야구팬들도 있었다.
김택형은 “알고 하거나, (구대성 선배를) 의식해서 따라 한 건 아니다. 내게 맞는 최적의 폼을 찾다보니 그렇게 됐다”며 웃었다.
또 포크볼 장착도 재미를 봤다. 김택형은 “사실 저는 체인지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작년 제주 스프링캠프에서 조웅천 코치님이 포크볼을 던져보라고 권하셨다. 포수 (이)재원이 형도 좋다고 해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로 안착하기까지 선임 마무리 투수들의 도움이 컸다. 특히 전임 마무리 투수이자 룸메이트 서진용(30)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김택형은 “언제 몸을 풀어야 하는지, 언제 불펜으로 나가야하는지, 어떻게 준비하는지 등 (서)진용이 형이 많은 것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젠 중간계투 시절보다 마무리가 몸에 익숙하다. 김택형은 “오히려 중간에서 던질 때보다는 많이 편하다. 중간 계투로 던질 때는 언제 나가야될지 모르고, 급하게 팔을 풀고 나가야 하는 상황 많았는데, 마무리는 제 루틴대로 준비할수 있어서 편안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간이나 마무리나 올라가서 던지는 건 다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마무리가 준비과정이 더 길어서 더 편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마무리 체질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친 김택형이다. 그는 “사실 내가 마무리 투수가 된다고 생각도 못했다. 필승조를 거친 뒤 마무리 투수를 하겠구나 정도였지, 내가 꼭 그 자리가 된다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젠 더욱 든든하게 SSG 뒷문을 막을 태세다. 지난해 10월 28일 인천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이닝 동안 48구를 던지며 5탈삼진 1실점을 기록, 4-3 승리를 지킨 순간을 잊지 못하는 김택형이다. “팬분들도 감동을 받으셨다는데, 저도 마운드에서 엄청나게 집중했습니다. 이제 마무리 투수의 쾌감도 알 것 같습니다. 스스로 경기를 끝내러 나가러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멋있기도 하고, 위기를 막았을 때 짜릿하고 흥이 나기도 합니다.”
이제 묵묵히 2022시즌 준비에 한창인 김택형이다. 마무리 투수로 꾸준함을 검증받아야 할 2022시즌이기도 하다.
그런 김택형에게 물었다. 몇 세이브를 목표로 하냐고. 김택형은 “세이브 몇 개를 하겠다라는 목표를 정하진 않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30세이브 정도 하면 좋지 않겠냐’라고 되물었다.
“30세이브 하면 좋죠. 제가 30세이브를 하면 팀 순위도 많이 올라갈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기회가 오는만큼 많은 세이브를 하고 싶습니다.” 김택형의 다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