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친구! 이리와! 이리와!"
1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 홈팀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박효준이 타격 연습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상대 팀 시카고 컵스의 한 코치가 유창한 한국어로 그를 불러세웠다.
지난 시즌 KBO리그 한화이글스에서 타격코치로 있었던 조니 워싱턴(38) 컵스 보조타격코치였다.
워싱턴 컵스 보조타격코치가 박효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박효준과는 인연이 없는 그이지만, 한국에서 온 선수라는 이유 하나로 반가움을 느껴 그를 불러세웠던 것. 박효준은 "한국에 있었을 때 정말 만족했다고 했다. 한국이 과소평가된 나라라는 말도 하셨다"며 코치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컵스의 타격 훈련이 끝난 뒤 워싱턴 코치를 만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에 한국어를 익힌 비결이 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호탕한 웃음과 함께 "좋은 통역이 함께 있었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선수들도 언어나 문화를 배우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한화에서 보낸 1년을 그는 "믿을 수 없는, 정말 대단했던 경험"이라 묘사했다. "필드 안팎으로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나도 우리 가족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게는 정말 필요한 경험이었고, 이에 감사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화 코치로 있던 시절 선수들에게 실투를 놓치지 말라는 의미에서 '가운데'라는 단어를 계속해서 외쳤다. 가운데라는 단어를 다시 들은 그는 미소와 함께 "정말 즐겼던 단어다. 이곳에서도 시행하려고 하고 있다. 브라운(그렉 브라운 타격코치)과도 이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여전히 한화 시절 함께한 사람들과 대화할 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츄잉캔디 새콤달콤은 또 다른 화제였다. 경기 도중에도 더그아웃에서 먹을 정도로 즐겨서 선수들이 생일에 케이크대신 이 캔디를 선물로 줬을 정도다.
그는 "정말 좋은 캔디였다"며 새콤달콤을 회상했다. "마치 스타버스트(미국의 츄잉캔디)같았는데 정말 즐겨 먹었다. 나중에 한국에 갈 일이 있으면 꼭 가져오고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워싱턴은 스물 여섯의 나이에 지도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LA다저스 마이너리그 코치를 시작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마이너리그 코치, 메이저리그 1루코치, 타격코치를 역임했다. 작 피더슨, 코리 시거, 코디 벨린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그런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가, 낯선 나라를 택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기회"라고 답했다. "내게는 또 다른 기회, 뭔가 새로운 기회였다. 야구에 있어 몇 가지 다른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그리고 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한국행을 택했던 이유에 대해 말했다.
한국의 야구를 경험하며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은 '열정'이었다. "팬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 매일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선수들도 승리를 위한 열의와 성장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이런 것들에서 많이 배웠다"는 것이 그의 설명.
"KBO는 정말 대단한 리그"라며 말을 이은 그는 노시환, 정은원, 하주석 등 한화에서 함께했던 선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은 리그"라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키움의 51번 선수는 이곳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정말 좋은 타자, 재능 있는 선수다. 공수양면에서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후임인 김남형 코치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라고 말해주고싶다. 그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단한 코치다. 선수들을 사려깊게 대하는 코치다. 나는 정말 그의 팬이다. 그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며 응원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