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절뚝거리면서도 1루수까지 나섰던 이유는? [MK현장]

“제가 원했어요.”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안치홍(31)은 20일 잠실 두산전 3회 초 무사 선두 타자로 나서 3구째 파울 타구에 정강이를 맞고 쓰러졌다. 보호대를 하고 있어도 극심한 통증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의 장면. 경기장에 들어온 트레이너들이 황급히 파스를 뿌려 응급처치를 한 이후 안치홍은 통증을 참고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그리고 두산 외국인 선발투수 스탁의 4구째 152km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솔로홈런을 날렸다. 롯데가 3-0으로 달아나는 귀중한 한 방. 절뚝거리며 베이스를 돌아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지만 안치홍은 베테랑의 ‘투혼’과 저력을 보여줬다. 더 놀라운 건 그 다음이었다. 이어진 3회 말 안치홍은 1루로 이동해 계속 경기를 이어갔다. 1루수 이호연이 3루수로 이동하고 3루수 김민수가 2루수로 이동한 변화. 안치홍은 3회 말과 4회 말 1루 수비를 소화한 이후 5회 초 안타를 치고 그제서야 대주자 배성근과 교체 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21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안치홍은 교체되지 않고 1루수로 이동한 변화에 대해 “내가 원해서 자청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베테랑의 투혼에 대해 래리 서튼 감독은 “파울볼이 자신의 몸에 맞으면 그 순간은 이 세상 어떤 것보다 아프다”라며 안치홍의 상황을 공감한 이후 “하지만 같은 타석에서 홈런을 쳐냈다. 아픈 상황에서도 최고의 집중력을 보여줬다”며 안치홍의 정신력을 칭찬했다.

또 서튼 감독은 “1루수 이동은 자신이 원했다. ‘팀 승리를 위해서 가겠다’고 했다”면서 “1루수가 2루수보다 운동(수비) 범위가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팀이 4연패 수렁에 빠진 상황, 안치홍이 원했기에 이뤄진 변화였다.

아직 몸 상태가 100% 회복되지 않았다. 안치홍은 “아직 통증이 남아있다. 오늘 선발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팀의 4연패를 끊은 만큼 안치홍은 훈련 이후 내내 밝은 모습이었다.

안치홍은 21일 경기에서도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전날 종아리 근육이 올라온 전준우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다. 경기 전 훈련 도중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한동희는 선발에서 제외됐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병원에서 검진을 받기 위해 이동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틀 연속 승리를 노리는 롯데는 황성빈(좌익수)-이학주(유격수)-안치홍(1루수)-이대호(DH)-고승민(우익수)-피터스(중견수)-안중열(포수)-김민수(2루수)-이호연(3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로는 박세웅이 등판한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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