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2022시즌은 다소 암울하다. 그러나 아예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필승 조합을 찾았다. ‘KJ’라인, 곽빈(23)과 정철원(23)은 왕조 부흥에 앞장설 필승 듀오다.
곽빈과 정철원은 올해 두산의 가장 믿음직스러운 토종 선발, 그리고 핵심 불펜 투수였다. 아리엘 미란다, 이영하의 이탈 등 여러 악재가 겹쳤던 마운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은 주인공들이다.
‘KJ 라인’ 곽빈과 정철원은 올해 두산의 승리를 책임진 필승 듀오였다. 사진=김영구 기자
먼저 곽빈은 2022시즌 27경기에 등판, 8승 9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147.2)을 소화했고 또 최다승, 최저 평균자책점 등 여러 지표에서 엄청나게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7월까지만 하더라도 크게 기대하기 힘들었던 곽빈이다. 그러나 8월부터 각성, 최소 6이닝 이상 꾸준히 소화하는 듬직한 선발 투수로 올라섰고 2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손바닥 및 팔꿈치 부상 등 악재가 잠시 덮쳤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9월에는 3승 1패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하며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곽빈에 대해 “손바닥 부상 회복 후 복귀한 시점부터 본인이 가진 진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제구가 안 된다고 신경 쓰다가 140km대 초반 공을 던지는 것보다 그냥 자신 있게 공을 던지는 게 더 좋다. (곽)빈이는 이제야 본인의 진짜 공을 던지고 있다”고 극찬한 바 있다.
두산 곽빈은 2022시즌 8승 9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다. 개인 최다승 및 최다 147.2이닝을 소화, 활약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선발진에서 곽빈이 있다면 불펜진에선 정철원이 있었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그는 58경기 출장, 4승 3패 2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KBO 역대 신인 중 가장 많은 홀드를 기록한 남자이며 또 팀내 투수 중 WAR 1위(스탯티즈 기준 2.51)에 올랐다(투수 WAR 2위는 곽빈으로 2.36을 기록했다).
정철원은 시즌 내내 꾸준했다. 150km 강속구를 자신 있게 찔러넣었고 타자들과의 승부를 즐겼으며 맞더라도 다시 정면 대결을 펼치는 강심장을 자랑했다. 그리고 2010년 양의지 이후 무려 12년 만에 ‘곰표’ 신인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실 시즌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철원이 이 정도로 잘해줄 것이라 기대한 사람은 없었다. 김 감독 역시 “(정)철원이는 시즌 전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해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군대를 다녀왔고 또 공을 많이 보지 못했다. 근데 정말 잘해줬다. 올해 우리 팀에서 정말 잘해준 선수 중 하나다”라며 “능력이 충분한 선수다. 템포가 빠르고 제구력도 좋다”고 밝혔다.
곽빈과 정철원이 이처럼 성장한 건 두산에 있어 축복이다. 심지어 두 선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1999년생 절친이자 곽빈-정철원이 연이어 마운드에 서면 어떤 팀을 상대하더라도 두려울 게 없는 두산이다.
두산 정철원은 2022시즌 23홀드를 기록하며 2007년 임태훈을 제치고 데뷔 신인 최다 홀드 기록을 다시 세웠다. 사진=김영구 기자
실제로 곽빈과 정철원은 6번의 승리를 합작했다. 5월 29일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9월 25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곽빈 이후 정철원이 등판해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6월 4일 삼성 라이온즈전은 이현승이 원 포인트로 등판한 후 정철원과 교체됐다). 곽빈이 올해 8승을 거뒀으니 2/3 이상을 정철원과 함께한 것이다. 홍건희가 잠시 부상으로 빠진 8월 21, 27일에는 곽빈과 정철원 둘만 등판해 2승을 챙기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건 곽빈과 정철원은 아직 완성형 선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150km대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로 무장한 선발 투수, 그리고 정면 승부를 즐기는 강심장을 지닌 불펜 투수는 이제 프로 커리어의 첫발을 디딘 것과 같다. 앞으로가 더 무서운 두 선수다.
‘두산 왕조’ 재건을 위해선 확실한 코어 자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빠른 시기에 확실한 필승 카드를 찾았다. 젊고 겁 없는 20대 초반의 필승 듀오, ‘KJ 라인’은 다가올 2023시즌 두산이 자랑하는 최고의 조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