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PS 부진 설욕을 노리는 에릭 요키시(키움)와 3일 휴식 후 등판이란 강행군을 펼치게 된 웨스 벤자민(kt)이 준PO 2차전에서 나란히 선발 등판한다.
키움과 kt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투수로 각각 좌완 외국인 투수 요키시와 벤자민을 예고했다.
양 팀이 처한 상황은 꽤나 다르다. 정규시즌 막바지 극적으로 3위를 확정하고 꿀맛 같은 일주일간의 휴식을 처한 키움은 준PO 1차전도 승리로 가져갔다. 이로써 키움은 5판 3선승제로 열리는 준PO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3년 전 PS 설욕을 노리는 에릭 요키시(키움, 사진 오른쪽)와 3일 휴식 후 등판이란 강행군을 펼치는 웨스 벤자민(kt, 사진 왼쪽)이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나란히 선발 등판한다. 사진=천정환, 김재현 기자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무려 87%(27/31)다. 5전 3선승제로 열린 준PO에선 13회 중 9번으로 역시 69.2%의 확률에 달한다.
키움이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뜻이다. 키움의 입장에서 요키시는 PO진출을 굳히기 위한 카드다.
요키시는 특별한 추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수년간 키움 마운드를 지킨 에이스다. 올 시즌 안우진이 리그 대표 에이스로 거듭나면서, 요키시의 빛이 상대적으로 가려졌지만 30경기 10승 8패 평균자책 2.57로 매우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요키시의 평균자책은 부문 6위 기록이었고, 리그 4위에 해당하는 185.1이닝을 소화했다. 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도 22회로 리그에서 안우진(24회) 다음으로 많은 공동 2위 기록이었다.
어느덧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 반열에 올라선 요키시다. 2019년 키움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밟은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 이상 승리를 올렸고, 개인 통산 50승(51승) 고지도 넘어섰다.
또한 요키시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는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 0.44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5월 14일 8이닝 무실점, 6월 8일 6이닝 1실점, 8월 17일 6.1이닝 무실점 투구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kt전 상대 투구를 펼쳤던 요키시다.
하지만 요키시 개인으로는 KBO리그 PS 무대에서 좋은 기억만 있었던 건 아니다. 첫 가을야구에선 아쉬움만 남겼다.
평범한 좌완 외국인 투수였던 2019년 당시만 해도 요키시는 준PO, PO, KS에서 모두 한 차례씩 등판 했지만 승리 없이 3경기 평균자책 5.73에 그쳤다. 그나마 PO에서 4.2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5회 적시타를 맞고 선발승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후 지난 2년간 요키시는 키움이 연속해서 진출했던 WC 결정전에서 등판하지 못하고 시리즈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마지막 PS 등판 이후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난 만큼 요키시에겐 설욕이 절실하다.
반대로 벤자민의 PS 등판은 kt의 고육지책에 가깝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6월부터 kt에 합류한 벤자민은 17경기서 5승 4패 평균자책 2.70의 성적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최종 등판이었던 10월 10일 NC전에서도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쳐 kt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하기도 했다.
문제는 너무 타이트한 등판 간격과 적은 휴식일이다. 10일 정규시즌 최종전 등판 이후 불과 이틀을 쉰 벤자민은 13일 KIA 타이거즈와의 WC 1차전에서 팀의 3번째 투수로 자진 등판해 1이닝을 소화하며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홀드를 수확했다. 투구수는 15구로 적었지만 부담이 없을 순 없었다.
올 시즌 대체 외국인 투수로 kt에 합류한 웨스 벤자민은 3일 휴식 후 등판이란 강행군을 치른다. 피로도와 1차전 패배라는 부담을 떨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그리고 벤자민은 이번에도 단 사흘만을 쉬고 17일 다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투구수가 적었기에 지난 등판을 사전 불펜 세션과 같은 과정을 소화했다고 치더라도, PS 무대에서의 긴장감과 피로도는 결코 적지 않다. 거기다 벤자민이 10일 선발로 등판해 77구를 던진 걸 고려하면 8일 간 벌써 2번의 선발 등판과 1번의 구원 등판을 하게 되는 셈이다. 피로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까지 계속해서 총력전을 펼쳤던 kt 입장에서 벤자민이 무너지면 더는 뒤가 없기에 내린 결정이다.
특히 벤자민은 올 시즌 키움 상대로는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 0.78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상대 구단 가운데 가장 강했던 팀이 키움이었다.
데뷔전이었던 6월 9일 키움전(3이닝 무실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3경기에서 각각 6이닝 무실점-7이닝 1실점-7이닝 1실점으로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키움 타선에도 벤자민을 제대로 공략하는데 실패했다. 올 시즌 키움이 시즌 중반 이후 kt를 상대로 계속 어려운 승부를 했던 것엔, 키움전에 4차례나 등판해 그때마다 타선을 침묵시킨 벤자민의 영향이 컸다.
kt가 믿을 건 그와 같은 상성이다. 팀 사정도 그 어느 때보다 벤자민의 정규시즌 키움전 역투 재현이 절실한 kt다.
kt는 준PO 1차전도 선발투수 엄상백이 상대 선발 안우진과의 매치업에서 밀려 초반 실점하면서 어려운 승부를 끌고 갔다. 거기다 8회 올 시즌 kt의 불펜 필승조였던 셋업맨 김민수와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차례로 무너지며 패해 충격이 더 크다.
2차전에서도 만약 경기 1차전과 똑같은 상황이 전개된다면 앞선 패배의 부담감에 더해 경기를 뒤집는 게 더 어려워 질 수 있는 kt다. 강행군과 힘든 상황이란 어려움에도 벤자민이 최소 실점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 줄 것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게 kt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