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다.
1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는 도드람 2022-23 V-리그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의 남자부 1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OK금융그룹의 3-0 완승으로 끝난 가운데 경기 종료 후 특별한 경기가 열렸다. 바로 체이서 매치다. 체이서 매치는 정규리그 경기 종료 후 추가로 진행되는 경기다.
본 경기를 뛴 선수들은 대부분 숙소로 향했다. 이날 엔트리에 들지 않은 선수들과 웜업존에서 몸을 달구다 경기가 끝난 백업 선수들이 이 경기에 출전했다.
체이서 매치의 의도는 분명했다. V-리그도 2군 리그 도입이 꾸준히 대두되어 오고 있는 가운데 실전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을 위한 기회가 필요했다. 새 시즌부터는 선수단 정원을 21명으로 늘린 대신 경기별 엔트리가 14명(외국인 선수 제외)으로 제한됐다. 각 구단은 경기 시작 3시간 전 엔트리를 제출해야 한다. 정원이 늘어났지만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제한되어 있다. 체이서 매치는 앞으로의 방향성을 찾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날 경기는 3세트제로 진행됐다. 주, 부심은 KOVO에서 파견을 나왔다. 볼 리트리버와 마퍼는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유소년배구교실을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다. 특히 이 학생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다.
또한 기존 연습경기들과는 달랐다. 본 경기에 입장했던 팬들이 퇴장하지 않고 쭉 자리에 앉아 체이서 매치를 관람해도 됐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몇 명의 팬이 있더라도 그 선수들에게는 보여주는 장이 된다. 연습경기와는 다르다. 이럴 때 자기가 발전했다는 것을 어필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연습 구장이 아닌 팬들에게 오픈이 되어서 경기를 한다. 우리 선수들이 평소 준비했던 퍼포먼스를 마음껏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본 경기, 미들블로커로 출전했던 홍동선을 미들블로커로 실험해보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감독이 지휘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송병일 코치, OK금융그룹은 신선호 코치가 지휘했다.
이 경기의 박진감은 실전 못지않았다. 역시 팬들이 있으니 선수들도 뛰는 맛이 났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팬들은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다. 호수비가 나왔을 때는 함성도 나왔다.
1세트는 OK금융그룹이 25-20, 2세트는 현대캐피탈이 25-19로 가져왔다. 팽팽했다. 3세트는 OK금융그룹이 서브에서 맹위를 떨치며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현대캐피탈의 서브 범실과 함께 OK금융그룹이 25-20으로 가져왔고 2-1 승리를 챙겼다.
아직 프로 데뷔전을 치르지 않은 현대캐피탈 신인 이현승-이준협, OK금융그룹 이진성-나두환-오준영은 이날 비공식 데뷔전을 가졌다. 또한 군에서 돌아온 이승준도 비공식 복귀전을 치렀다.
물론 승패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체이서 매치는 승패보다는 모두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경기 종료 후, 양 팀 선수들은 끝까지 남은 팬들과 사진 촬영도 하고 사인도 모두 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현대캐피탈 김선호는 “본 경기하고 하려다 보니 힘든 점은 있었는데 팬분들이 남아서 응원해 주셨다. 힘들지만 힘든 걸 못 느꼈다. 재밌었다. 팬들이 없었다면 할 맛이 안 났을 것이다. 힘이 많이 났다”라고 말했다.
[천안=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