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업의 시대다. 이젠 150km는 가볍게 넘겨줘야 강속구 투수 대접을 받는다.
이 시기에 누가 159km를 찍었다고 해도 더 이상 세상이 뒤집어 질 정도로 놀랄 일은 아니다.
이런 시대에 최고 구속 139km로 관심을 끄는 투수가 있다. 두산 현역 최다승(129승) 투수 장원준(38) 이야기다.
시드니 전지훈련 중인 장원준은 최근 라이브 피칭에서 최고 139km를 찍었다. 최저 구속도 137km가지 나왔다. 평균 138km까지 구속이 올라왔음을 뜻한다.
장원준의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38km였다. 이미 시즌 베스트 구속을 찍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구속은 더 오를 수 있다. 시즌에 들어가면 140km는 무난히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원준에게 140km는 대단히 의미 있는 수치다. 그가 건강하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음을 상징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지난해 27경기 출장에 그쳤다. 소화 이닝은 17이닝에 불과했다. 경기당 1이닝도 채 던지지 못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평균 자책점은 3.71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실패했다.
전임 김태형 감독이 내세운 기준은 평균 시속 140km였다. 그 정도는 찍어야 임무인 좌타자 상대를 잘 할 수 있다고 했었다.
김 전 감독은 “장원준이 140km 정도는 나와줘야 한다. 그래야 승부가 된다. 지금 구속(138km)으로는 효과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었다.
그런 장원준이 이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이미 평균 138km를 찍고 있고 최고 구속도 139km까지 나오고 있다.
아직 스프링캠프가 중반도 채 지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매우 인상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평균 140km 정도는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약점이었던 스피드에서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장원준이 매우 성실하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실전을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나름대로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전에서 어떤 공을 던지느냐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두산은 좌완 불펜이 부족한 상황이다.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카드가 부족하다. 장원준이 제 몫을 해준다면 크게 힘을 받을 수 있다.
워낙 풍부한 경험을 가진 투수이기 때문에 구위만 조금 뒷받침이 돼 준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라 하겠다.
140km는 그런 장원준에게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수치라 할 수 있다. 힘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숫자다.
장원준은 이승엽 감독이 은퇴 위기에 있던 선수에게 한 번 더 손을 내민 케이스다. 그때는 배려의 마음이 더 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실전용으로 쓸 수 있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
빨라지고 있는 장원준의 구속이 그 증거다. 기대대로 스피드를 끌어 올릴 수 있다면 장원준은 배려로 살아남은 선수가 아니라 실제 경기력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장원준은 이 페이스대로 스피드를 끌어 올릴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두산은 전력 운영에 큰 힘이 받게 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