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하는 순간 추락이다’ 두산 현역 최다승 투수의 딜레마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성적이다.

두산 현역 최다승(129승) 투수 장원준(38)의 운명이 바람 앞에 촛불처럼 불안하다.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대목도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현재 2군에 머물러 있는 상황. 그 누구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장원준에게는 아직 한 뼘이 모자라다.

장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장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장원준은 지금까지 2군에서 1경기만 소화했다.

16일 고양 히어로즈전에 등판했는데 4이닝 동안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평균 자책점이 4.50이다.

좀 더 이닝을 끌고 갔으면 퀄리티 스타트도 기대해볼 수 있는 성적이었다. 장원준에게 밝은 미래가 엿보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닝 수보다 많은 삼진을 잡았다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4이닝 동안 5탈삼진을 기록했다는 건 장원준의 볼에 아직 힘이 있다는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안타도 역시 5개를 맞았다. 사사구 2개도 눈에 걸리는 대목이다. 장원준의 제구가 아직 완전치 않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두산은 아직 장원준이 필요하다.

선발진 평균 자책점은 2.86으로 잘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불펜 평균 자책점은 4.35로 점점 나빠지고 있다.

정철원-홍건희로 이어지는 라인을 제외하면 믿을만한 투수가 많지 않을 것이 현실이다.

장원준의 존재감이 필요한 이유다. 경험 많은 장원준이 좌타자들만이라도 잘 요리해준다면 두산 불펜 운영에는 한결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장원준의 2군 등판이 희망과 절망이 공존한다고 해석한 이유다. 2군 경기 등판 성적만으로는 1군으로 불러올릴 만한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장원준급 투수가 2군 경기에 집중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거의 20살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미안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 어린 후배들을 이기겠다고 이를 악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미안한 일이다. 장원준도 비슷한 장벽에 부딪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경쟁을 이겨야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후배들에게는 미안한 일이 될 수 있지만 1군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미안해하는 순간 장원준은 추락할 수 있다. 2군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1군은 언감생심이다.

이승엽 감독은 여전히 장원준을 주목하고 있다. 그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후배들에게 미안한 건 다음 문제다.

어떻게든 경쟁에서 이겨내며 다시 1군 마운드를 밟았을 때 후배들도 배우는 것이 늘어날 것이다. 좋은 의미건 나쁜 의미건 모두가 장원준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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