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cm 골키퍼의 미친 선방이 한국의 3연패를 가로막았다.
스웨덴 출신의 헨릭 시그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5일 오후 5시(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저장 궁상대학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핸드볼 일본과 결승전에서 19-29로 패하며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한국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대회 3연패를 노리고 있었다. 또한 1990 베이징 대회부터 2006 도하 대회까지 5연패 기록까지 더해 아시안게임 통산 금메달 횟수를 ‘8’로 늘리고자 했다.
또 이겨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은 일본에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지 못한 2010 광저우 대회서 패배의 아픔을 준 팀이 일본이다. 당시 한국은 28-29로 패했다. 역대 전적 41승 1무 5패에, 아시안게임에서 6승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때의 슬픔은 모두가 간직하고 있었다.
4강전 종료 후 만난 류은희는 “광저우 참패 현장에 있었는데 극복해 다행이다. 당시에는 많이 어렸다. 막내였을 때였다. 실패의 쓴맛을 알고 있다. 또 일본한테 져 잊을 수 없다”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갚지 못했다. 한 달 전 일본에 25-24 승리를 거뒀을 때의 경기력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특히 한국은 일본의 164cm 골키퍼 바바 아츠코를 뚫지 못했다. 바바는 전반전에만 63%(10/16)의 선방률을 보였다. 후반전에도 한국 선수들의 슈팅을 연이어 막으며 일본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줬다. 이날 바바는 55%(17/31)의 선방률을 보였다. 한국은 5골 이상 넣은 선수가 없었다. 류은희와 김보은의 3골이 최다 득점이었다.
초반 류은희가 선제골을 가져왔지만 연이은 실점에 공격에서는 답답함을 보이면서 2-5로 끌려갔다. 일본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하염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이미경, 강경민의 중앙 공격은 물론 신은주의 윙 공격도 좀처럼 일본 골문을 열지 못했다. 반면 일본 공격진의 몸은 가벼웠다. 순식간에 스코어가 3-9까지 벌어졌다. 시그넬 감독은 윤예진, 강은혜, 김민서 등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렇지만 쉽게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전반 23분 흘러갈 무렵, 스코어는 6-12 더블 스코어였다. 일본은 쉽게 득점을 올리는 반면, 한국은 어렵게 득점을 올리는 패턴이 계속 됐다. 한국은 8-14에서 추격 기회를 잡았지만 류은희의 슈팅이 일본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강경민과 김보은의 연속 득점으로 뒤늦게 10점 고지를 밟았다. 박새영 선방도 나왔다. 그러나 작은 실수 등으로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 번 고비를 넘은 일본은 다시 점수를 착실히 쌓아갔다. 15-10에서 연속 세 골을 넣으며 18-10으로 달아났다. 바바의 선방은 계속 됐고, 일본은 후반 13분 20점 고지를 선점했다. 한국은 아쉬운 실수까지 범하면서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계속된 2분 퇴장에 수적 열세로 후반을 치러야 했다. 일본의 상승세, 한국은 전혀 꺾지 못했다. 23-13까지 벌어졌다. 한국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일본을 넘지 못했고 3연패에 실패했다.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바바를 넘지 못했다.
경기에서 패한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고, 아시안게임 에서 처음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감격하며 환호했다.
항저우(중국)=이정원 MK스포츠 기자
[항저우(중국)=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