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인태에게 4월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은 2023년 통틀어 가장 잊을 수 없는 하루다. 이날 경기에서 희생번트 실패 뒤 이어진 주루 과정에서 2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어깨를 크게 다친 까닭이다. 이후 김인태는 1군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무려 4개월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 순간을 돌이키면서 자책도 크게 했다. ‘번트를 성공했다면, 슬라이딩을 다르게 했으면 그런 상황이 안 찾아왔을 텐데’라는 생각을 아직도 한다. 결과적으로 다 내 탓이다. 누구 남 탓을 할 수 없더라. 다시 똑같은 상황이 왔을 때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할 듯싶다.” 김인태의 말이다.
게다가 두산 이승엽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김인태에게 꾸준한 출전 시간을 부여할 계획이 있었다. 시범경기과 시즌 초반 타격감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김인태에겐 분명한 기회의 시간이었기에 더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김인태는 “시범경기와 개막전을 거치면서 시즌 초반 타격감이 괜찮다고 느껴서 나 자신도 기대가 크게 느껴진 시즌이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일찍 다친 데다 재활 기간까지 예상보다 더 길어져서 아쉬웠다. 내가 할 말이 있나 싶을 정도의 시즌이 됐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후반기 들어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적인 면이 보였다. 김인태는 8월(타율 0.216)과 9월(타율 0.250)을 거쳐 10월(타율 0.318)까지 점차 타격감을 끌어 올리는 흐름을 보여줬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1볼넷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팀 패배라는 결과로 다소 묻혔지만, 김인태의 활약상은 충분히 2024시즌을 기대하게 할 요소였다.
김인태는 “오랜만에 1군에 올라가서 투수와 상대했는데 상대 공에 몸 반응 속도가 늦다고 느껴졌다. 적응하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그래도 시즌 막판엔 감이 잡히더라. 너무 늦은 시점이라 더 아쉬웠다. 가을야구에서도 결과적으로 팀이 졌기에 내가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거다. 어깨 상태도 아직 100%는 아니기에 지금부터 준비를 더 철저히 해서 내년 시즌엔 팀 승리에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2023시즌 재활로 다소 떨어져 있었던 이승엽 감독과 2024시즌엔 1군에서 계속 붙어있는 것도 김인태에겐 큰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시즌 중반 11연승 달성 당시 이 감독이 재활 중이었던 김인태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는 말을 취재진에게 꺼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인태는 “아무래도 감독님께서 선수단에게 편안하게 다가와주시고 대해주시니까 더 편하게 연락을 드리는 듯싶다. 시즌 중간에 팀 11연승 달성 때 감독님에게 축하 문자 메시지를 보내드렸는데 다음 날 바로 져서 찝찝하더라(웃음). 내년엔 1군에서 쭉 감독님에게 타격 노하우를 많이 빼먹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
2013년 두산에 입단한 김인태는 어느덧 30대로 진입하는 동시에 입단 12년 차 선수를 앞두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는 경쟁이란 꼬리표를 떼고 주전으로 도약할 시기다.
김인태는 “여전히 12년째 경쟁 중이다(웃음). 경쟁 얘길 수도 없이 들었지만, 결국 본인이 능력과 준비가 돼야 한다. 일단 경쟁이란 단어를 잊고 내가 준비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경쟁에 대한 변명보다는 일단 내가 먼저 잘 준비해야 한다. 또 부상 재활 때문에 트레이닝 파트에서 정말 신경 써주시고 고생하셨다.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라도 내년엔 건강하게 풀타임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라고 굳게 다짐했다.
이천=김근한 MK스포츠 기자
[이천=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