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6년 차’에 돌입하는 투수 최현일이 계약 마지막 해 모든 걸 불 태울 준비에 나선다. 후배 장현석이 다저스 새 식구로 들어오는 것도 최현일에게는 좋은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서울고 출신 우완 최현일은 KBO리그가 아닌 미국 진출을 선택해 2019년부터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최현일은 2019시즌 14경기 등판 5승 1패 평균자책 2.63을 기록한 뒤 2020시즌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21시즌부터 다시 마이너리그에 돌아온 최현일은 싱글A와 싱글A+ 무대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1시즌 때는 구단이 수여한 ‘브랜치 리키’ 마이너리그 최우수 투수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2022시즌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치기도 했던 최현일은 2023시즌 싱글A+ 무대에서 16경기 등판 4승 5패 평균자책 3.75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11월 26일 양준혁자선재단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참석한 최현일은 취재진과 만나 “2년 전 상을 받은 것과 더불어 지난해 다친 것 때문에 더 보여줘야 한단 생각에 마음이 급했었다. 부담감과 조급함이 겹치면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는데 올해는 그나마 조금 마음을 내려놓은 게 좋았다”라며 시간을 되돌아봤다.
최현일이 다저스 마이너리그 생활에서 느낀 점도 많았다. 주어진 개인 자율 훈련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해야 할지 깨달은 점과 더불어 괴물들이 득실한 마이너리그 무대에서 느낀 동기부여가 최현일에게 남다르게 다가왔다.
최현일은 “미국에서 느낀 건 개인 시간이 정말 많은데 그걸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면 그냥 숙소에서 시간을 허비한다는 거다. 언어를 새로 배우든 친구를 새로 사귀든 새로운 루틴을 만들든 스스로 알아서 움직여야 한다. 또 마이너리그 첫 해 불펜 투구를 하자마자 옆에 투수가 150km/h 넘게 공을 던지는 걸 보면서 ‘디스 이즈 아메리카’라고 느꼈다(웃음). 이대로 해선 안 되겠단 위기의식이 저절로 느껴진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최현일은 새로운 팀 동료가 된 장현석과 보낼 시간도 기대했다. 장현석도 최현일과 같이 KBO리그 진출 대신 미국 진출을 선택하면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는 2024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 훈련 때 마이너리그 팀에서 만날 전망이다.
최현일은 “한 팀에 한국 선수가 2명 있다는 건 정말 크다. 나도 내가 왔을 때 한국 선수 다저스 선배가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거다. 미국에 있으면서도 가끔씩 한국말을 하고 한국 음식을 같이 먹고 한국 얘기를 한다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기쁘고 설레는데 내가 장현석 선수를 잘 도와주고 싶다. 투구 영상을 봤는데 야구 내적으로는 전혀 도와줄 게 없을 듯싶을 정도로 대단한 공을 보유한 선수다. 12월에 한 번 만나서 야구 외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조언을 건네려고 한다. 내년에 미국에 가면 1개월 넘게 서로 지겹게 볼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최현일은 2024시즌 기존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한다. 미국 생활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만큼 비장한 마음으로 새 해 준비에 나선다.
최현일은 “내년이 마지막 계약 해라서 모든 걸 불 태워야 한다.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기에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할 수 없다. 진짜 올라가야 할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은 더블A 무대에서 시작하고 싶은데 그 전에 해당 레벨에 내가 어울린다는 걸 보여주는 게 먼저다. 야구팬에게 내 이름이 살짝 잊힌 듯싶은데 조금 늦었지만 좋은 결과를 꼭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