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처럼 달리기 시작한 KCC, 전창진 감독이 최준용·송교창에게 전한 애정 어린 메시지 “지금 우리의 농구, 잘 보고 돌아오기를”

부산 KCC는 3년 전처럼 달리기 시작했고 승리의 맛에 익숙해지고 있다.

KCC는 2023-24시즌 개막 이전 ‘슈퍼팀’으로 불리며 모두의 관심을 받았다. 2022년 여름 영입한 허웅과 이승현에 ‘MVP’ 송교창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여기에 또 다른 ‘MVP’ 최준용까지 품었다. 4명의 이름만 봐도 ‘슈퍼팀’이라는 평가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시너지 효과가 잘 나오지 않았다. KBL 컵대회 때 보여준 막강했던 얼리 오펜스, 그리고 트랜지션 게임은 정규리그 시작 후 점점 모습을 감췄다. 달리지 못한 KCC는 중위권에 머무르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CC의 2023-24시즌은 지금부터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사진=KBL 제공
KCC의 2023-24시즌은 지금부터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사진=KBL 제공

더불어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소식에 팀 전력도 크게 흔들렸다. 허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등 ‘슈퍼팀’으로 불리며 상대 팀에 공포감을 안겨준 화려한 라인업, 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손발을 맞춘 경기는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KCC는 다시 일어섰다. 정창영과 이승현, 그리고 허웅이 중심을 잡았고 라건아와 알리제 존슨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힘을 내고 있다. 여기에 선수들이 볼 소유 시간을 줄이고 40분 내내 쉬지 않고 달리는 모습을 보이자 승패와 상관없이 수준 높은 농구를 해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KCC는 다시 4위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서울 SK가 잠시 주춤한 틈을 타 1.5게임차까지 추격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홈 이점을 살릴 수 있는 4위인 만큼 의지가 강한 상황. 곧 최준용까지 돌아오기에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KCC가 반등한 건 결국 얼리 오펜스, 트랜지션 게임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지난 5라운드까지 평균 9.9점이었던 속공 점수는 6라운드에 12.8점으로 늘었다. 같은 기준 68.8회의 야투 시도는 6라운드부터 76.2회로 증가했다.

평균 득점도 크게 늘었다. 5라운드까지 평균 86.4점이었으나 6라운드 100.4점을 기록 중이다. 그만큼 실점(1~5R_86.3실점/6R_98.8실점)도 함께 늘었으나 상관없었다. 지금 전력에서 수비보다 공격에 중심을 둔 건 신의 한 수였다.

전창진 감독은 KBL을 대표하는 얼리 오펜스, 트랜지션 게임 장인이다. 그동안 그가 지휘봉을 잡았던 팀들 대부분 달리고 빠르게 공격하는 농구에 능했다. 2020-21시즌 KCC가 정규리그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포인트 역시 얼리 오펜스와 트랜지션 게임이었다.

다만 올 시즌은 한계가 있었다. 탄탄한 수비를 기반으로 한 3년 전과 달리 지금은 앞선 수비가 약해 밸런스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볼 소유 시간에 대한 부분도 정리가 되지 않아 멈춰 선 채 공격하는 시간이 길었다. 완성도 높은 얼리 오펜스와 트랜지션 게임을 펼치기 힘겨웠다. 전창진 감독 역시 이런 부분에 고민이 깊었다.

허웅은 올 시즌 KCC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사진=KBL 제공
허웅은 올 시즌 KCC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사진=KBL 제공

지금은 다르다. 수비를 바탕으로 한 얼리 오펜스, 트랜지션 게임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엄청난 화력을 자랑하며 승수를 쌓고 있다. 현재 전력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농구를 선보이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이에 대해 “내가 봐도 요즘 우리 농구가 재밌다. 볼을 오래 소유하지 않으며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수들도 재밌어하는 게 보인다. 팬들도 재밌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KCC는 자신들의 정체성, 그리고 해야 할 농구를 되찾으며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이제는 최준용과 송교창까지 돌아왔을 때 지금의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전창진 감독은 “시즌 전부터 고민했던 부분이 이타적인 플레이다. 이타적으로 하지 않으면 성적을 낼 수 없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 중 볼을 오래 가지고 있는 선수는 없다. 앞으로 이 부분이 잘 맞춰지면 우리는 정말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이기적인 것보다 이타적인 플레이가 중요하다. 선수들도 그런 부분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구는 5명이 하는 스포츠다. 누군가 볼에 집착하고 끌게 되는 순간 타이밍을 놓친다. 지금은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90점 이상 넣고 있는 것이다. (최)준용이와 (송)교창이가 지금 농구를 잘 보고 돌아왔으면 한다. 두 선수가 돌아온 후에도 이타적으로 경기를 풀어가고 또 수비와 리바운드에 집중, 극대화하면 우리는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준용과 송교창은 얼리 오펜스, 트랜지션 게임에 능한 선수들이다. 그들이 정상 컨디션을 되찾고 현재 KCC 농구에 녹아든다면 봄 농구 판도는 충분히 흔들릴 수 있다.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달리는 농구를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KCC는 지난 과거보다 현재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천천히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있는 만큼 특유의 달리는 농구로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KCC는 이번 봄, KBL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팀이다.

최준용이 곧 돌아오는 KCC. 과연 지금의 달리는 농구를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KBL 제공
최준용이 곧 돌아오는 KCC. 과연 지금의 달리는 농구를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KBL 제공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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