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를 막으면서 에이스 활약까지 펼친 ‘퀸단비’ 김단비. 그는 농담까지 건넬 정도로 챔피언결정전을 즐기고 있었다.
아산 우리은행은 2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와의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68-62로 승리, 71.9%(23/32)의 우승 확률을 거머쥐었다.
김단비의 공수 활약이 돋보인 하루였다. 그는 39분 17초 출전, 17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WKBL 여제’ 박지수를 수비하면서도 이 정도의 기록을 낼 수 있는 건 김단비뿐이었다.
김단비는 “접전이 이어졌고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됐다. 어느 순간 승리를 확신한 적은 없다. 꾸준히 경기 하다 보니 5초, 3초가 남아 있더라(웃음). 언제 승부처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접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농구를 했지만 홈 경기를 다 이기는 건 나도 해보지 못했다. 그만큼 KB스타즈는 강팀이다. 다른 팀이 아닌 우리가 챔피언결정전에서 홈 무패 기록을 끊었다는 것, 그만큼 뜻깊다”고 덧붙였다.
김단비의 박지수 수비는 분명 눈부셨다. 박지수는 20점 1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모든 득점이 쉽지 않았다. 그만큼 김단비의 버티는 수비가 뛰어났고 KB스타즈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힘들었다.
위성우 감독 역시 박지수 수비에 대해 “이 정도 수비라면 괜찮다. (박)지수의 컨디션은 잘 모르겠지만 정규리그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내 생각에는 긴 휴식기 동안 감각이 조금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워낙 좋은 선수다 보니 자기 컨디션을 체크하고 올릴 것이다. 우리는 (김)단비와 (박)지현이가 잘 막아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단비는 “사실 120%로 하더라도 지수를 최고로 잘 막을 수는 없다. 대단한 선수다. 지현이와 매치업도 바꿨고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기록을 보면 지수는 항상 평균 이상 해낸다. 그렇게 잘 막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신장 차이가 있는 만큼 박지수의 팔에 수차례 얼굴을 맞기도 한 김단비다. 그는 “조금 아프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지수가 고의적으로 때리려고 하는 게 아니다. 손만 뻗을 뿐인데 내 얼굴이 있는 것이다. 나보다 작은 선수들을 상대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농구를 하면서 충분히 있는 일이다. 2차전을 하는 날 자고 일어났는데 20cm가 커졌으면 한다”며 웃음 지었다.
우리은행이 백투백 챔피언이 되려면 김단비는 매 경기마다 40분 가까이 출전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팀내 비중이 큰 선수다. 체력 관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일.
김단비는 “4쿼터에 다리가 잘 안 떨어지더라. 평소보다 2, 3배 더 힘들었다. 다른 방법은 없다. 단기전이기 때문에 잘 회복하는 방법밖에 없다. (박)혜진이와 나는 나이가 많더라도 노련미가 있다. 4쿼터는 사실상 입으로 농구를 했다고 해야 할 정도다(웃음). 지현이와 (나)윤정이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도와주기도 했다. 공격이 힘들면 수비에 더 집중하는 방식으로 팀을 도왔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승리로 마무리했지만 이대로 쉽게 끝날 시리즈가 아니다. 그만큼 KB스타즈는 막강한 팀이며 정규리그 1위에 오른 우승 후보다.
김단비는 “전혀 예상하기 힘든 시리즈다. 냉정하게 보면 1, 6라운드 제외 우리가 전부 졌다. 정규리그만 보면 우리가 힘들 수 있는 시리즈인데 1차전을 잡으면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시리즈가 될 듯하다. 서울에서 내려올 때 짐도 많이 가져왔다”며 장기전을 예상했다.
청주=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