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고마웠어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미들블로커 한송이(39)는 지난 7일 GS칼텍스와 홈경기가 끝난 이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묻지 않아도 눈물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10년 만에 봄배구 진출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한송이는 GS칼텍스에서 뛰던 2013-14시즌이 마지막 봄배구였다. 당시 이숙자, 이소영 등 지금 한솥밥을 먹고 있는 선수들과 GS칼텍스의 우승을 함께 했다. 후에는 봄배구와 연이 닿지 않았다.
이후 2017년 이적한 한송이는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에 변화도 주며 배구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지만 늘 팀 성적에서 웃지 못했다. 개인 성적과는 별개였다. 팀은 봄배구 문턱에서 좌절했고, 지난 시즌에는 승점 1점 차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은 박은진과 정호영을 지원사격하는 백업 역할이지만, 그래도 한송이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았다. 흔들릴 때마다 들어가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어 줬다.
24일 흥국생명과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정호영이 무릎 통증으로 결장한 상황에서 베테랑 한송이의 선발 투입은 적중했다. 비록 득점은 3점에 불과했지만 수비와 연결에서 100점 만점의 100점 활약을 펼쳤다. 팀도 3-1 승리를 챙겼다. 2017년 3월 20일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 후 2561일 만에 거둔 플레이오프 승리였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도 “송이는 연결과 수비에 장점이 있다. 참 잘해줬다. 송이가 여유 있게 해줌으로써 다른 선수들도 편안하게 연결을 할 수 있지 않았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잘해줬다”라고 칭찬했다.
24일 경기 끝나고 만났던 한송이에게 7일 흘린 눈물의 의미를 묻자 “눈물을 안 흘릴 줄 알았다. 경기가 끝나고 전광판에 ‘플레이오프 진출’ 자막이 뜨는 순간 오열하듯이 눈물이 나더라. 선수들에게 고마웠다. 이번 시즌은 풀로 뛰지 않았어도 우리 팀원들이 잘해줬다. 그렇기 때문에 7년 만에 봄배구에 갔다. 고마움의 흘린 눈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소영도 없고, 정호영도 없는 상황에서 거둔 2차전 승리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 한송이가 제 몫을 한 상황에서 깜짝 선발 투입된 김세인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한송이도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려고 했고, 연결에도 신경을 썼다”라며 “세인이는 재능이 좋은 친구다. 충분한 기량을 가졌다. 플레이오프 첫 스타팅 투입이었는데 떠는 모습이 안 보였다. 대범한 선수다. 앞으로 더 잘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오늘(26일) 마지막 3차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만약 3차전 승리를 거두고 챔프전에 진출한다면 정관장은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된다. 지금까지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팀이 챔프전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한송이는 “늘 챔피언이란 목표를 세우고 시즌을 시작했다. 위기가 있을 때도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나는 10년 만이고, 팀 입장에서도 7년 만에 봄배구다. 3차전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우리는 한곳을 보고 가고 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관장과 흥국생명의 플레이오프 3차전은 26일 오후 7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3차전 승리 팀은 28일부터 현대건설과 5판 3선승제의 챔프전을 치른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