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에도 우승 감독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신영철 감독이 지휘하는 우리카드는 지난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OK금융그룹과 2차전에서 0-3으로 완패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1차전 2-3 패배에 이어 2차전은 무기력하게 완패했다. 세 시즌 연속 업셋의 희생양이 되었다.
아쉬운 퇴장이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나경복과 황승빈의 이탈로 상위권 후보가 아닌 중하위권에 머무를 거란 예상이 많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기분 좋게 깨버렸다. 김지한이 토종 에이스로 자리잡았고, 2년차 20살 세터 한태준이 팀의 야전사령관으로 큰 힘이 되었다.
1라운드 5승 1패, 2라운드 4승 2패, 3라운드 5승 1패를 기록한 우리카드는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순항하던 우리카드에 악재가 닥쳤다. 바로 슬로베니아 특급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 마테이는 훈련 과정에서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고, 결국 전치 10주 진단 판정을 받으면서 한국을 떠났다.
26경기 669점 공격 성공률 51.17% 세트당 서브 0.386개로 빛났던 마테이의 이탈은 뼈아팠다.
이후 한국전력에서 뛰었던 아르템 수쉬코(등록명 아르템)가 오고, 또 시즌 초중반까지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던 일본 출신 아시아쿼터 잇세이 오타케(등록명 잇세이)가 자신의 자리인 아포짓 스파이커로 돌아왔지만 마테이급 활약을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즌 초중반까지 웜업존을 지키던 송명근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지만 시즌 마지막 두 경기에서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시즌 마지막 경기 삼성화재전에서 승리만 가져와도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되는 상황이었지만, 삼성화재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 와서도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신호진 쌍포를 앞세운 OK금융그룹에 적수가 되지 못했고, 결국 승리 없이 짧은 봄배구를 마쳤다.
어느 누구보다 아쉬운 사람은 우리카드를 이끄는 신영철 감독일 터. 역대 최다 296승을 기록 중인 신영철 감독은 LG화재-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 대한항공, 한국전력 그리고 우리카드까지. 맡는 팀을 봄배구 무대로 끌어올렸다. 2006-07, 2013-14, 2015-16시즌을 제외하고는 모두 봄 내음을 맡았다. 특히 2018년 우리카드 지휘봉을 맡은 후에는 팀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이끎과 동시에 6년 연속 봄배구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우승과는 늘 거리가 멀었다. 대한항공 시절 2010-11, 2011-12시즌에는 삼성화재 벽에 막혔고, 2020-21시즌에는 챔프전 2승 1패로 앞섰음에도 알렉스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의 갑작스러운 복통 여파 속에 대한항공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2021-22, 2022-23시즌에는 한국전력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연속으로 패전의 쓴맛을 봤다.
이전에 신영철 감독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정점을 찍어야 하는데 아쉽다. 2020-21시즌이 좋은 기회였는데 알렉스가 아플 줄 누가 알았겠나. 스포츠는 정말 묘하다. 기술적으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건 맞지만, 나머지는 운이라고 본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카드와 계약 마지막 해에, 신영철 감독은 또 한 번의 아쉬움을 삼켰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