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신·택? 루키 역사 쓴 김택연의 생각은 달랐다 “더 중요한 게 있다” [MK포항]

‘어차피 신인왕은 김택연.’

“어차피 신인왕은 김택연이다”라는 표현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그리고 이 말을 만들어 낸 장본인 두산 베어스의 고졸 1년차 우완 투수 김택연(19)이 KBO리그 마무리 투수의 새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사진=김원익 기자
사진=김원익 기자

사실상 2024 KBO리그 신인왕은 ‘김택연이 따놓은 당상’이라는 게 야구 전문가와 팬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김택연은 KBO리그 역대 고졸 신인 최다세이브 타이, 역대 최연소 전 구단 상대 세이브 기록을 세운 날에도 ‘순리대로 할 뿐’이라며 이같은 평가에 고개를 저었다.

두산은 21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서 홈런 2방을 포함한 타선 집중력을 앞세워 5-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전날 0-3 영봉패와 2연패서 탈출한 두산은 올 시즌 삼성 상대의 절대 열세 속에서 자존심을 지키는 귀하디 귀한 3승째를 기록했다.

특히 두산 투수 가운데선 9회 말 5-2로 앞선 상황 마운드에 오른 김택연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시즌 16세이브를 기록,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06년 롯데 자이언츠 나승현이 세운 16세이브였다. 대졸선수 까지 포함하면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이 2002년 기록한 28세이브가 신인 최다 세이브 신기록이다.

또한 김택연은 19세 2개월 18일의 나이로 두산을 제외한 최연소 전 구단 상대 세이브를 올리며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종전 신기록은 KIA의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2021년 7월22일 광주에서 두산을 상대로 19세 10개월 9일에 세웠던 기록이었는데, 이를 약 8개월 여 단축시켜 더 의미가 컸다. 종전 두산 베어스의 최연소 전 구단 상대 세이브 신기록은 이용찬이 2009년 6월 4일 8개 구단 체제서 20세 5개월 22일에 세운 것이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지명을 받은 김택연은 올 시즌 52경기서 3승 2패 1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 1.94를 기록, 돌풍을 일으키면서 리그 구원 투수 가운데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졸 신인 최다 타이를 넘어 단독 최다 신기록은 사실상 유력하고 앞으로도 김택연에 의해서 각종 리그 및 팀 세이브 관련 기록도 새롭게 쓰일 가능성이 높다.

21일 경기 종료 후 만난 김택연은 기록을 의식했냐는 질문에 대해 “오늘은 동률이었다보니 생각이 날 줄 알았는데 막상 몸풀어보니까 생각은 안 났던 것 같고, 그냥 3점 차다 보니 ‘볼넷 줘서 길어지게 하지 말고 빨리 수비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은 많이 조명이 됐기에 인지는 했지만 최연소 전 구단 상대 세이브 기록은 그 자신도 달성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 김택연은 “삼성을 상대로만 하면 전 구단 상대 세이브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최연소 기록은 몰랐고 그런 좋은 기록을 또 하게 돼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앞으로도 써내려갈 가능성이 높은 각종 최연소 등 신기록들을 빠른 시일 내로 하나씩 경신해가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김택연은 “그런 기록을 세우면 당연히 기분 좋고 또 달성까지 하나 남았을 때 그럴 때 괜히 못하면 ‘그런 것 때문에 아니냐’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라도 빨리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그것들을 해내려면 아프지 않은 게 가장 중요하기 위해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세이브는 결국 팀 승리를 지켜야만 얻을 수 있는 기록이다. 그만큼 올해 좋은 마무리 투수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건 더 의미가 클 수 있다.

김택연은 “저도 이렇게 빨리 마무리투수라는 보직을 두산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었기 때문에 ‘조금 이르지 않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한번 2군도 다녀오면서 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면서 “나 때문에 지거나 이럴 수 있는 보직이기 때문에 하루하루 그런 역할을 잘 해야 될 것 같고, 진짜 항상 책임감 있게 던져야 될 것 같다. 지금 순위 싸움이 중요할 시기이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던지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어차피 신인왕은 김택연’이라는 좋은 평가가 이른 시기부터 나왔다”는 기자의 질문이 시작되자마자 김택연은 조용히 고개를 저엇다.

이어 ‘그런 평들이 부담이 되는지, 혹은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되는지’를 묻자 김택연은 “다른데서도 말했지만 그런 타이틀에 대해선 시즌 전엔 목표를 세워뒀지만 시즌 중반이나 이런 상황에선 내가 신경을 진짜 안 쓰는 것 같다”면서 “왜냐하면 그걸 하기 전에 앞서서 해야 될 것들이 나는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치지 않고 그런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있다”며 고졸 루키답지 않은 성숙한 의식을 전했다.

김택연이 생각하는 마무리 투수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일단 마무리 투수는 이기는 상황에서 던질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또 팀에서 가장 믿음이 있는 투수가 마무리 투수로 많이 가는 걸로 알고 있다. 그냥 그런 부분들이 가장 좋은 것 같다. 팀의 승리를 위해 마지막으로 지킬 수 있는 자리라는 점이 말이다.”

[포항=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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