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이 중량급 정치인 꺾는 ‘이변’ 나올까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새로운 주역 뽑느라 몸살 앓는 한국 체육계
82개 경기단체, 각 시도 등 회장 선거 한창
14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3연임 여부 결정
8일 정몽규 축구협회장 4연임도전 관심거리

4년 전인 2021년 1월 11일 서울올림픽 테니스 경기장 회의실에서 열린 제36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민주통합당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재원(당시 57) 후보가 무명의 중소기업 대표 조해상(당시 56) 후보에게 63대 76으로 뒤져 낙선한 것이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서울법대를 나와 행정고시와 사법고시를 모두 통과, 수재로 불렸던 김 후보는 국회 예결위원장을 역임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 정무수석까지 지낸 거물급 정치인. 그는 훗날 국민의 힘 최고위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이에 반해 경남 창녕 출신인 조 후보는 강원도 인제에서 닭, 오리 등 가금류를 가공 처리하는 종업원 60명의 중소기업 ‘해마로’의 대표로서 김 후보와의 경쟁이 버거운 상황. 하지만 조 후보는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들을 상대로 꾸준한 설득 작업을 벌인 끝에 13표 차 승리를 얻는 데 성공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정책토론회. 사진=스포츠플러스 제공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정책토론회. 사진=스포츠플러스 제공

굳이 4년 전의 일화를 끌어온 것은 이번에 치러지는 대한체육회 회장을 비롯한 82개 경기단체(준 가맹, 인정단체 포함), 17개 시도 및 228개 시군구 체육회장 등의 선거에서도‘이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연임을 노리는 이기흥(70) 대한체육회장은 야권의 사분오열로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크며,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63)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축구인 노조 등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김정행(82) 전 대한유도회장의 영향력이 막강한 대한유도회 역시 20여 년간 한국 유도의 실무를 담당했던 강동영(51) 전 사무처장이 조용철(64) 현 대한유도회 회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결과가 주목된다.

‘반 이기흥 연대 후보 단일화’가 14일 선거 관건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4년마다 열리는 하계올림픽이 끝나면 체육단체나 시도, 시군구 체육회가 새로운 주역들을 뽑기 위해 몸살을 앓는다. 과거에는 시도지사나 시장 군수가 체육회장을 겸했으나 이젠 선거를 통해 체육회장을 뽑는다.

이번 선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는 곳은 아무래도 오는 14일 제42대 회장을 뽑는 대한체육회장 선거. 2016년부터 8년간 한국 체육을 이끌었던 이기흥 현 회장과 강태선(76) 서울시 체육회장, 강신욱(70) 단국대 명예교수, 김용주(64) 전 강원도 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43)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 오주영(40)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 등 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선거인단 2244명의 투표에 의해 당락이 판가름 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들 가운데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는 검경의 수사를 받는 이기흥 회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직원 채용 비리 및 금품 수수 등 비위 혐의에 대한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 복무 점검단의 수사 의뢰로 서울 경찰청 반부패수사대의 수사를 받아 감독기관인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받은 상태이다.

또 진천선수촌 시설관리업체 선정 과정의 입찰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 회장 측근 2명이 서울 동부지검 형사 6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임기 연장이 무산돼 타격이 크다.

이기흥 회장, 스포츠공정위 승인받아 도전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 8년간 전국 주요 체육행사에 대한체육회장 자격으로 참석,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회장 연임 운동을 해와 이번 선거에서 30~40%의 득표가 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게다가 이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야권 후보 단일화 작업도 흐지부지돼 이 회장의 당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야권 후보 5명이 단일화를 해도 이 회장을 이기기 어려운데 각자도생을 위한 몸부림으로 오히려 이 회장의 3연임을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7월 김병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2020년 7월 김병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 정관상 회장직은 2연임으로 제한돼 있는데 지난해 7월 정관 개정을 추진하다 문체부가 제동을 걸자 대한체육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위원장 김병철)의 심의를 거쳐 3연임 도전 승인을 받았다.

한편 4년 전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25.7%의 득표율로 낙선한 강신욱 후보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 등 나머지 후보 5명도 저마다 당선 가능성을 점치며 유권자 마음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고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허정무 후보, 법원에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

정몽규 회장과 허정무(70)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신문선(67) 명지대 초빙교수가 3파전을 벌이는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도 8일 열려 막바지 열기가 뜨겁다.

이들 3명의 후보는 7일 오후 3시 정책토론회를 열기로 잠정 합의하고 6일 토론회 세부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6일은 허 후보가 불공정·불합리한 절차 등을 이유로 지난달 30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의 결과가 나오게 돼있어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허 후보 측은 “선거가 오프라인 직접 투표로만 이뤄져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축구 지도자·선수들이 선거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데다가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최대 194명)보다 21명이 적은 173명의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등 선거 관리가 불합리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허 후보 측은 “같은 8일 치러지는 대한유도회 회장 선거는 온라인 투표로 치러지는데 대한축구협회가 오프라인 직접 투표를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항변했다.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표문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표문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통한 4선 도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통한 4선 도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제52대 회장 선거에서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중등축구연맹 회장 등과 경합을 펼쳤고 투표를 통해 당선됐다. 이후 두 차례는 단독 출마로 3선을 이뤄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축구계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에 이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특히 홍 감독 선임 여파로 국회에 불려 나가 국정감사까지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의 조직과 재정 지원을 내세워 선거인단을 집중 공략, 선거를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의 업적을 이룬 허정무 전 감독은 이번 선거에서 조직이나 자금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객관적 평가다.

조용철 현 회장, 대한유도회장 재선 도전

8일 치러지는 제39대 대한유도회 회장 선거는 2021년부터 한국 유도를 이끌어온 조용철 현 회장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조 후보는 지난해 11월까지 22년간 대한유도회 사무처장을 역임했던 강동영 국제스포츠연맹 사무차장과 경합하고 있다.

조 후보는 1980년대 한국 유도 헤비급 대표선수로 활약하며 1984년 LA,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고, 1985년 서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아시아유도연맹 사무총장, 2013년부터 현재까지 아시아유도연맹 교육보급위원장을 맡고 있다.

조용철 제38대 대한유도회장. 사진=대한유도회 제공
조용철 제38대 대한유도회장. 사진=대한유도회 제공
강동영 국제스포츠연맹총회 집행 이사 겸 사무차장이 제39대 대한유도회장 선거 후보자로 등록했다. 사진=본인 제공
강동영 국제스포츠연맹총회 집행 이사 겸 사무차장이 제39대 대한유도회장 선거 후보자로 등록했다. 사진=본인 제공

조 후보에 맞서는 강 후보는 20년 넘게 대한유도회 행정을 총괄해 실무에 밝다는 평가다. 2004년부터 아시아유도연맹 경기 임원으로 활동 중이며 2008년부터 최근까지 대한체육회 경기단체 연합회 이사를 맡았었다.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회장 선거는 각 시도 유도회 임원 등 217명의 선거인이 8일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중앙선관위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다.

이종세(대한언론인회 총괄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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