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로키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아니다. 조건이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태평양을 건너는 투수들도 있다.
사사키의 행보 하나하나가 관심을 끄는 사이, 조용히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계약한 투수들도 있다.
한신 타이거즈 소속의 우완 사이드암 아오야기 코요(31)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월 19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스프링캠프에 합류, 개막 로스터 진입을 경쟁한다.
아오야기는 한신에서 9년간 154경기 등판, 898 1/3이닝 소화하며 61승 47패 평균자책점 3.08 기록했다.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일본 대표로 참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87~91마일 수준의 포심 패스트볼에 스위퍼형 슬라이더, 스플릿-체인지업, 커터 네 가지 구종을 갖고 있으며 사이드암 특유의 팔각도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투수다.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898 1/3이닝 던지며 299볼넷 647탈삼진 기록했다.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다. 그 결과 메이저리그 계약이 가능한 조건임에도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아들었다. 기존 필라델피아 선발진에 부상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불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호르헤 벨랜디아 필리스 부단장은 ‘MLB.com’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의 독특함이 마음에 든다. 사이드암 투수는 많지않다. 그는 일본에서 전사같이 뛰었다. 선발과 불펜 모두 소화한 경험이 있다. 와서 무엇을 갖고 있는지 보여줘야한다. 그는 이곳에 와서 기회를 얻고 빅리그에서 던지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에는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뛰었던 좌완 오가사와라 신노스케(27)가 워싱턴 내셔널스와 2년 3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오가사와라는 주니치에서 9년간 161경기 등판, 951 1/3이닝 던지며 46승 65패 평균자책점 3.62 기록했다. 90마일 수준의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다. 2015년 U-18 야구 월드컵에 일본 대표로 출전한 경험이 있다.
아오야기보다는 조금 더 나은 조건의 계약이다. 워싱턴은 필라델피아와 달리 선발 로테이션 자리가 열려 있다. 최소한 선발진 진입 경쟁의 여지가 남아 있다. 마이너 옵션이 포함돼 있지만, 빅리그에 뛸 준비가 되도록 만든다는 것이 팀의 계획이다.
마이크 리조 내셔널스 단장은 ‘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근 몇년간 그를 스카웃해왔다. 우리는 이전에도 일본 선수들을 좋아했지만, 이들을 워싱턴DC로 데려올 만한 관계나 배경이 충분하지 못했다. 이 선수의 경우 우리는 그의 기술을 좋아했고 나이가 우리의 타임라인과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의 에이전시와도 관계가 있었다”며 이번 영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볼넷을 많이 내주지 않는 투수”라며 지난 시즌 9이닝당 1.4개의 볼넷을 기록한 그의 제구를 칭찬했다.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며 약한 타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다. 몇몇 볼배합과 구종의 모습은 우리가 그와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는 아마도 패스트볼을 조금 더 높은 코스로 던지기를 원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약간 그런 것을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이것이 그의 자산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오가사와라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이들은 일본프로야구에 남았다면 더 편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편안함을 버리고 도전을 택했다. 그 도전 정신만큼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