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억의 보장된 계약을 걷어차고 FA 시장에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결국 ‘북극곰’ 피트 알론소(30)가 사실상 FA 재수를 선택했다.
MLB.com은 6일(이하 한국시간) “피트 알론소가 2년 5400만달러에 플러싱(뉴욕 메츠)에 잔류를 선택했다.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알론소는 계약금 1000만 달러에 2025년 연봉 2000만 달러를 수령한다”면서 “또한 2025시즌 종료 뒤엔 선수의 의사로 옵트아웃을 선택하거나 혹은 잔류할 수 있는 2400만 달러의 계약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알론소가 원 소속 구단인 메츠 구단에 백기 투항을 하고 1년 후 다시 FA를 노리는 FA재수를 선택한 모양새다. 사실 알론소의 FA 도전은 여러 의문과 함께 궁금증을 남기는 선택이었다.
FA 대박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우투우타의 내야수인 알론소는 뉴욕 메츠의 2016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하면서 MLB 신인 역대 한 시즌 최다인 53홈런을 때려내면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역사적인 거포가 될 것이란 기대도 받은 알론소는 지난해까지 빅리그 통산 226홈런을 때리며 홈런 숫자에서만큼은 90% 이상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실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 알론소보다 메이저리그에서 더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같은 기간 232홈런을 때린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단 1명 뿐이다.
저지는 통산 세 차례의 홈런왕에 올랐고, 지난해 역시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된 현역 최고의 타자다. 하지만 알론소가 이런 저지와는 다른 점이 있다. 알론소는 지난 시즌 162경기에서 타율 0.240/34홈런 88타점/91득점/146안타/출루율 0.329/장타율 /0.449/OPS 0.788를 기록하며 편향된 성적을 냈다.
알론소는 통산 장타율이 0.514에 달할 정도로 파워 툴은 충분하다. 하지만 통산 타율이 0.249에 그치고 출루율도 0.339로 낮다. 지난해도 172개의 삼진을 당했을 정도로 정확성에서 약점을 보였다. 장타율도 지난해 4할대 중반으로 떨어지면서 약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데뷔 시즌 53홈런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엔 오히려 큰 기복을 보이면서 홈런 외엔 다른 부분에선 약점이 있는 타자가 된 알론소다. 결국 저지가 정확성, 선구안, 장타력 등에서 완성형 타자라는 평가를 받는 반면 알론소는 ‘반쪽 선수’라는 냉대 속에 이번 FA 시장에서도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일부 팀을 제외하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대박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2023시즌 종료 후 친정팀인 메츠가 알론소에게 7년 1억 5800만달러(약 2920억 원) 상당의 대형 장기계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알론소는 이를 거부했고, FA를 선택했다.
FA 시장이 열리고 나서도 메츠는 알론소에게 3년 7100만달러의 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알론소는 이를 거부했고, 장기간의 협상 줄다리기가 이어진 끝에 옵트아웃이 포함된 2년 계약으로 양 측이 합의했다.
메츠의 입장에선 또 한 명의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이자 좌타자인 후안 소토와 함께 타선의 균형을 맞춰 줄 알론소의 역할이 절실했다. 하지만 리스크가 있는 대형 계약을 제시할 수 없었기에 결과적으로 FA 재수를 택한 알론소의 바람을 들어주면서 짧은 계약으로 위험을 최대한 줄인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론소는 메츠 잔류로 구단 역사를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 MLB.com은 “알론소는 역대 메츠 선수 가운데 구단 통산 홈런 3위(226홈런)에 올라 있다”면서 “이번 메츠와의 잔류 계약으로 역대 2위인 데이비드 라이트(242홈런)-1위인 대릴 스트로베리(242홈런)을 제치고 구단 역대 홈런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렇듯 메츠에서 역사적인 커리어를 갖고 있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알론소는 FA 시장의 냉정한 현실과 함께, 2023년 구단의 장기계약을 걷어찬 자신의 결정에 큰 후회가 남을지도 모를 전망이다.
메츠는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해 12월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정확도 높은 타자로 꼽히는 후안 소토를 데려오면서 15년 최대 8억달러 (1조 1584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겨준 바 있다. 반면 알론소는 소토가 이런 역대급 계약을 맺는 동안 타 구단의 관심을 바랐지만 결국 시장의 냉대 속에 스프링캠프 소집을 얼마 남겨두고 메츠로 돌아오게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