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제이미 오하라가 손흥민의 거취에 대해 “기회가 되면 내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축구 매체 ‘포포투’는 21일(한국시간) ‘그로스베너 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한 오하라의 발언을 조명했다.
오하라는 토트넘이 계약이 1년 남은 손흥민과 작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토트넘과 손흥민은 이제 헤어질 적기다. 그는 7월이 되면 33세가 된다. 적절한 제안이 온다면 토트넘은 그를 매각해야 한다”라며 “손흥민은 최고의 선수로서 역할이 끝났다. 어쩌면 속도가 더 느린 리그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어리그는 빠른 리그다. 손흥민은 최근 스피드를 잃었다. 토트넘에 믿을 수 없을 만큼 헌신적인 선수였다. 분명 구단 레전드다. 팀에 남아서 예전과 같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좋겠지만,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더 이상 그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하라는 “손흥민에게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러나 누구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 이제 그에게는 날카로움이 필요하다. 예전처럼 상대를 제치고 슈팅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오하라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라이언 긱스를 언급했다. 그는 “긱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날카로웠지만 나이가 들면서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야 했다. 그는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을 옮겼다. 손흥민이 그럴 수 있을까? 새로운 플레이에 적응할 수 있을까? 다르게 플레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오하라는 과거 토트넘 유스에서 성장했다. 기대받던 유망주였지만, 더딘 성장세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2005년 토트넘에서 프로 무대 데뷔 후 2011년까지 체스터필드, 밀월, 포츠머스, 울버햄튼 등 임대를 떠나야 했다. 그는 2020년 현역 은퇴 후 축구 해설가 및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종종 토트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데, 손흥민에 대해서는 유독 박한 평가를 내려 국내 팬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오하라는 2월 손흥민의 리더십을 지적한 바 다. 그는 “토트넘 부진에는 주장의 책임도 크다. 손흥민은 주장직에서 물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손흥민이 부진하자 “날카로움이 사라졌다”,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이유는 손흥민보다 나은 선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흥민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1월 토트넘은 계약 옵션을 발동해 2026년 6월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이후 아직 추가 계약 소식이 없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모든 것을 이뤘다. 그동안 ‘우승’을 위해 내달렸고, 지난달 감격스러운 프로 커리어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손흥민은 5월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찾기 위해 헤맸다. 이번에는 그 조각을 맞추고자 한다”라고 말했었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손흥민은 남은 한 조각을 채울 수 있었다. 토트넘 또한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후 17년 만에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UEFA 주관 대회 우승을 이끈 역대 세 번째 주장의 영광까지 안았다. 1971-72시즌 UEFA컵 우승 앨런 멀러리, 1983-84시즌 UEFA컵 우승 스티브 페리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토트넘 레전드’라는 호칭이 부족하지 않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이적 후 10시즌 동안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꾸준한 활약 속 구단 역대 최다 출전 5위, 최다골 4위, 최다 도움 1위에 올라있다.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022-23시즌에는 해리 케인과 프리미어리그 최다 합작골 등의 업적까지 달성했다.
최근 손흥민은 이적설에 이전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토트넘에 대한 충성심을 보였던 것과 달리 “나도 내가 어디서 뛸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0차전 쿠웨이트전 후 “정해지지 않았다. 어딜 가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트넘은 올여름 손흥민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내년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이적료 없이 내보내야 하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손흥민을 둘러싼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와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가 관심을 보내고 있다. 영국 ‘팀 토크’는 “손흥민이 사우디로 이적할 경우 2,560만 파운드(한화 약 472억 원)의 연봉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페네르바체에는 토트넘에서 함께 합을 맞췄던 주제 무리뉴 감독이 있다. 손흥민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린 감독이다. 스페인 ‘피차헤스’는 “페네르바체가 매력적인 제안을 보낼 것이다. 연봉 1,200만 유로(약 189억 원)를 약속했다”라고 알렸다.
손흥민의 이적 시점은 8월 한국 투어 이후다. 영국 ‘더 타임즈’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팔기 위해서는 8월 3일 열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까지 기다려야 한다. 자국 무대에서 뛰는 계약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