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하면서 욱일기? 뉴캐슬, 미쳤습니까? 韓 선수 영입설도 있는데...

방한 일정을 앞두고 버젓이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장면을 내건 뉴캐슬이 물의를 빚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뉴캐슬은 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25-26시즌 서드 유니폼을 공개한 영상에 의도치 않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장면이 포함돼 있었다.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를 밝혔다. 그러면서 뉴캐슬은 “최대한 많은 팬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당 장면을 영상에서 삭제했다”며 새로운 영상을 게시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뉴캐슬의 차기 시즌 3번째 유니폼(Third Kit)을 공개하는 영상에서 나왔다. 영상 속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한 뉴캐슬 팬이 욱일기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뉴캐슬 깃발을 흔들어 논란을 빚었다.

사진=뉴캐슬 SNS 영상 캡처
사진=뉴캐슬 SNS 영상 캡처

욱일기는 일본이 19세기 말부터 태평양전쟁을 비롯한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해 온 군대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현대에서도 여전히 일부 몰상식한 이들에 의해 디자인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과거 일제의 침략을 당한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복수의 국가들에게 역사적인 상처와 고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깃발에도 실제로 ‘NUFC JAPAN’이란 문구가 쓰여 있어, 이것이 일본 팬이 제작한 깃발임을 알 수 있다. 흰색 바탕에 붉은색의 해가 뻗쳐나가는 욱일기의 전통색과는 다르게 뉴캐슬의 상징색인 검은색과 흰색으로 제작됐지만 누가봐도 영감을 얻은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보통 시기여도 문제가 됐을 것이지만 뉴캐슬이 조만간 방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더 논란이 컸다. 뉴캐슬은 올여름 프리시즌 투어로 아시아를 찾으면서 한국을 방문한다.

오는 27일 싱가포르에서 아스널(잉글랜드)과 친선 경기를 치른 뒤 한국을 방문해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 각각 맞붙을 예정이다.

방한 일정이 사실상 마케팅과 경제적인 효용을 목적으로 한 것인데 투어 방문을 앞둔 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역시 결여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축구팬들과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 이상으로 영국 언론에서의 질타도 이어졌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영국 언론 ‘더 선’은 지난 2일 “뉴캐슬이 차기 시즌 아디다스가 만든 서드 유니폼을 공개했다. 하지만 홍보 영상에서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깃발을 사용했다. 바로 일본 천황과 일본군을 상징하는 욱일기를 유니폼 홍보에 활용한 것”이라며 “이 깃발은 20세기 초중반 일본의 침략으로 아픈 역사를 가진 한국, 중국, 싱가포르, 러시아 등이 금기시하는 깃발이다. 특히 뉴캐슬이 싱가포르, 한국 등에서 올 여름 프리시즌 투어를 계획 중이라 더욱 큰 논란이 일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의 다른 언론 텔레그래프 또한 2일 “뉴캐슬이 서드킷 출시 홍보 영상에서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한 요소를 포함시킨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당시 일본 제국군이 사용한 욱일기와 흡사한 디자인의 깃발이 홍보물 영상에 포함되어 비판 받고 있다. 일본 인접국에선 해당 깃발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어난 잔혹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뉴캐슬은 최근 한국의 선수들과 영입설로도 연계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타이밍이 좋지 않은 실수였다.

차기 시즌 유럽 대회를 치르는 뉴캐슬은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영입설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고, 수원 삼성의 10대 미드필더 유망주 박승수 영입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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