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위에서는 서로 이겨야 하는 적이었지만, 이들의 옛정은 끈끈했다.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A매치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2014년 2월 이후 두 나라가 처음으로 격돌하는 자리였다. 손흥민과 이동경의 골을 앞세운 대한민국이 2-0으로 이겼다.
이 경기를 둘러싼 여러 스토리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단연 관심을 끈 것은 대한민국 대표팀 간판스타 손흥민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의 인연이었다.
두 사람은 손흥민이 지난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하면서 2019년까지 선수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췄다.
경기전 두 사람은 서로를 높이 평가했다.
포체티노는 사우스햄튼 감독 시절에도 손흥민 영입을 추진했다면서 “내가 토트넘 감독으로 있을 때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고, 손흥민은 포체티노를 “은사”라 표현했다.
경기 당일까지 두 사람은 따로 마주칠 일이 없었다. 두 팀이 경기 전날까지 서로 다른 훈련장을 사용했기 때문.
그리고 경기 당일, 그라운드에 입장한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코인 토스를 하기전 미국 벤치로 달려가 포체티노와 포옹을 나누며 옛정을 다시 확인했다.
포체티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에게 ‘헬로’라고 말했다. 그의 영어 실력은 정말 환상적이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 스페인어도 배우고 있는중”이라며 손흥민과 대화한 내용을 소개했다.
손흥민은 “특별한 얘기는 안 해 주셨다. 나와 감독님은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고, 그 못 본 시간 동안 어떻게 지냈고 가족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이런 안부들만 물어도 우리에게는 엄청나게 특별하다”며 포체티노와 특별한 인연에 관해 말했다.
포체티노는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흥민 손(Son)은 내 아들(Son)”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패배의 아쉬움속에서도 옛 제자를 다시 만난 것에 대한 기쁨이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해리슨(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