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십시리즈 네 경기에서 기회가 없었던 김혜성은 다음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김혜성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이 끝난 뒤 MK스포츠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월드시리즈가 기대가 된다. 우승해서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디비전시리즈 4차전 대주자 출전해 시리즈 승리를 확정 짓는 결승 득점을 올렸던 김혜성은 이번 시리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다저스는 이 네 경기에서 로스터에 있는 14명의 야수 중 11명만 기용했다. 이중 교체 멤버는 대타로 한 타석 나온 알렉스 콜, 중견수 대수비 요원이었던 저스틴 딘이 전부였다. 김혜성은 벤 로트베트, 미겔 로하스와 함께 벤치를 지켰다.
맥주와 샴페인을 동료와 구단 관계자들에게 뿌리며 승리의 기쁨을 즐기던 김혜성은 ‘2001년 김병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한국인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기자의 말에 “그분은 (우승에) 기여를 했고 나는 기여한 것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앞으로 기여하면 된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웃으면서 “앞으로 남은 월드시리즈에서도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김혜성이 역할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토미 에드먼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콜업돼 71경기에서 타율0.280 출루율 0.314 장타율 0.385 3홈런 17타점 13도루의 준수한 활약을 했다. bWAR 1.6은 팀 내에서 11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그는 “마이너리그에 있다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팀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양한 수비 위치를 소화할 수 있고 빠른 발을 가졌다는 점에서 타격이 아니더라도 가치가 있는 선수다. 특히 빠른 발은 포스트시즌에서 승부를 바꾸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혜성은 “우리가 이기고 있어서 내 역할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야구를 하다 보면 많은 변수가 있는 법이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기에 잘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디비전시리즈같은 극적인 득점이 나온다면 더 좋을 터. 그는 “그러면 너무 좋겠지만, 그냥 내가 나갔을 때 잘해서 내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고 답했다.
많은 주위의 우려에도 경쟁이 치열한 다저스와 계약한 것은 결국 지금 같은 순간을 위해서였을 터.
다저스에서 첫 해 우승 반지를 바라보고 있는 그는 “그냥 이 팀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이 팀을 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 소속팀 키움히어로즈에서는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 우승한 이후 프로와서는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봤다. 꼭 우승하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