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넣은 한·일전 시저스킥이 떠올랐다. 그 골도 대단한 골 아니었나.” 취재진의 물음에 황 감독이 고개를 저었다.
해당 득점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가장 멋진 골로 꼽힌다. 비가 주룩주룩 쏟아진 1998년 4월 1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와 일본의 라이벌전이었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27분이었다. 한국의 전방을 책임진 황선홍이 일본 가와구치 골키퍼와 수비수 두 명을 앞에 두고 있었다. 공이 문전 앞에서 튀어 올랐다. 황선홍이 몸을 눕힌 상태로 날아올라 오른발로 공을 건드렸다. 이 공이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며 가와구치 골키퍼와 일본 수비수들을 넘어 골문 안쪽으로 향했다. 한국은 이 골로 일본을 2-1로 제압했다.
“아니다. 오늘 유강현이 넣은 골이 훨씬 더 멋진 골이다.” 황 감독은 그날 그 골보다 제자인 유강현의 골을 더 높이 평가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11월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35라운드(파이널 A) FC 서울과의 맞대결에서 3-1로 이겼다.
대전이 2-1로 앞선 후반 38분이었다. 주민규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유강현이 환상적인 오버헤드 킥으로 서울 골망을 출렁였다. 승부의 쐐기를 박은 결정적인 득점이었다.
유강현이 경기 후 수훈 선수 자격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아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서울전 3-1 승리에 앞장섰다.
우리 팀의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서울을 한 번도 못 이겼다. 황선홍 감독께서 지휘봉을 잡고 징크스란 징크스는 모두 깼다.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게 오늘 서울전 승리로 이어진 듯하다.
Q. 유강현의 인생골 아닌가.
내가 어릴 땐 아주 유연했다. 오늘과 같은 골을 잘 넣었다(웃음). 세월이 지나면서 허리가 굳은 줄 알고 있었다. 오늘 골로 ‘아직 유연하다’는 걸 확인한 것 같다.
Q. 30분 이상 뛴 게 9월 13일 전북 현대전 이후 처음이었다. 어떤 각오로 뛰었나.
(주)민규 형의 어깨가 좋지 않다. 민규 형이 그런 상황 속 최선을 다하는 게 보였다. 민규 형을 보면서 몇 분을 뛰든 죽을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주어질 것으로 봤다. 잘 준비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
Q. 골이 들어간 뒤 비디오판독(VAR)이 있었다. 그 시간이 상당히 길게 느껴졌을 것 같은데.
입대 전인 2023년 전북 현대전이 떠올랐다. 그때만큼 조급한 건 없었다. 오늘은 동료들이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얘기해줬다. 차분하게 기다린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