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바이텔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은 주말 저녁 경기장을 찾았다가 형편없는 경기를 본 팬들의 실망감을 이해하고 있었다.
바이텔로 감독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경기를 3-13으로 크게 진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며 팬들의 야유에 관해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토요일 저녁을 맞아 4만 417명의 만원 관중이 오라클파크를 찾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줬다. 불펜진이 5이닝 동안 17피안타를 허용하며 무너졌고 수비에서도 깔끔하지 못한 장면이 이어졌다. 타선은 득점권에서 7타수 1안타, 잔루 7개로 침묵했다. 경기장에는 야유가 떠나지를 않았다.
바이텔로는 “팬들은 입장권을 사서 경기장에 들어왔다. 공짜로 왔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이 경기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세상에는 넷플릭스만 들어가도 볼거리들이 넘쳐나고 이 도시에도 재밌는 구경거리들이 많다. 이런 다른 볼거리들을 제치고 경기장에 온 팬들이다. 집 벽을 (구단 상징색인) 주황색과 검은색으로 칠하며 대대로 온 가족이 응원하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뭐가됐든 이분들은 엄청난 애정으로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당연히 돌려받고 싶을 것이다. 적어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ㅇ르 것이다. 더 나은 경기 운영과 플레이를 기대할 수도 있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어 “우스꽝스러운 비유가 될 수도 있지만, 관중들의 이런 반응은 팀 동료가 동료에게 보내는 반응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관중들도 상대에 따라 경기가 힘들 수도 있다는 점,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마도 되돌리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이고, 특정 투구나 작전 수행에 대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선수들의 노력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판단한 거 같다. 그들은 아마도 여러분이나 내가 똑같이 했을 법한 행동들을 취했을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언제나 가능한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번 상황에 대한 관중들의 반응은 꽤 현실적이었다. 역발상으로 생각하면, 이런 반응이 선수들에게 역심리로 작용해 동기부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관중들의 야유가 선수들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이닝 3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 기록하며 패전을 안은 선발 랜든 루프는 “4이닝보다 더 던졌어야 했다”며 이날 자신의 경기 내용을 용납하기 어렵다고 자책했다. “감독의 결정이니 어쩔 수 없지만, 정말 강판되고 싶지 않았다. 더 잘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그나마 밝은 부분이 있었다면 5회 나온 브라이스 엘드리지의 빅리그 첫 홈런이었다.
바이텔로 감독은 “상대 투수가 정말 잘 던지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는 타자가 손을 몸쪽으로 바짝 당겨서 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체격이 크고 팔다리가 긴 선수가 그런 동작을 해낸 것은 인상적이었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항상 팀의 활력소가 되는 선수인데 스윙 자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서 참 좋았다”며 신인 타자를 칭찬했다.
공을 주운 팬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사인 배트를 주는 조건으로 공을 돌려받은 엘드리지는 “어머니와 이모가 경기장에 와 계셨는데 홈런을 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첫 홈런을 때린 소감을 전했다.
홈런을 친 순간 “정말 짜릿했다”고 말한 그는 “잠시 멍하니 서 있기도 했다. 더그아웃 난간에 서서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머릿속으로 정리하려고 애썼다. 막상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다. 홈으로 들어온 뒤 윌리(윌리 아다메스)와 채피(맷 채프먼)를 본 것만 기억난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런 그도 패배의 아쉬움은 지울 수가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라며 말을 이은 엘드리지는 “메이저리그는 승리만이 중요하다. 나도 팀 승리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내고 싶다. 내일 위닝시리즈를 확정하고 그때 축하하면 될 거 같다. 내일 다시 경기장에 와서 오늘 못다 한 숙제를 해결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며 각오를 전했다.
한편, 9회초 투수로 나선 이후 크리스티안 코스는 9회말 타석에 들어섰다가 헬멧에 머리를 맞는 아찔한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귀보호대와 헬멧이 연결되는, 부품이 덧대어져 이중으로 보호되는 부분이 깨져 있는 것을 보니 거기를 맞은 거 같다. 충격이 가해진다면 가장 최적의 장소였다”며 코스가 큰 부상은 피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