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목표’를 묻자 김영권(36·울산 HD)은 고민하지 않았다.
“우승이다.”
울산은 올 시즌 K리그1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울산은 강등 위기에 몰렸던 지난해의 아픔을 빠르게 떨쳐냈다.
울산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 동안 약점으로 꼽힌 수비 강화에 힘을 실었다.
김영권이 6월 15일 울산의 전지훈련지인 경상북도 영덕군에서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휴가는 잘 보냈나.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월드컵 휴식기를 보내는 것 같다. 마음이 편안했다.
Q. 영덕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은 어떤가.
공기가 좋다. 바다도 예쁘다. 영덕에선 대게가 유명하다고 들었다. 대게를 먹으러 가야 하는데, 아직 여유가 없어 먹진 못했다.
Q. 훈련을 마친 뒤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두 차례 훈련하는 날도 있다. 그런 날엔 할 수 있는 게 없다. 훈련을 마치면 숙소에서 쉰다. 오전 훈련만 있는 날엔 숙소 앞 커피숍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신다. 숙소 밖엔 한 번 나갔다 왔다. 차도 없고, 특별히 할 게 없더라(웃음). 쉬면서 몸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몸 관리가 확실히 잘되는 것 같다.
Q. 영덕 전지훈련에선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수비하는 방법을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연습하고 있다. 다 말씀드릴 순 없다. 전반기에 잘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 약속된 플레이를 더 맞춰가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3~4경기에선 스리백을 사용했다. 그 부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포백과 스리백의 이질감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에 따라서 포백을 쓸 수도 있고, 스리백을 쓸 수도 있다. 포백일 때와 스리백일 때 수비하는 방법엔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계속 맞춰가고 있다.
Q. 에릭이 돌아왔다.
전방에 쓸 수 있는 옵션이 늘었다. 팀 입장에선 좋은 일이다. 외국인 공격수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선의의 경쟁으로 팀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이다. 누가 들어가도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호흡만 잘 맞추면 된다. 우리 공격진이 후반기엔 더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낼 것으로 본다.
Q. 올 시즌부터 K리그1 외국인 선수 제도에 변화가 있었다. K리그1에선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사라졌다. 전반기를 치르며 체감한 부분이 있나.
개인적으론 외국인 선수 제도가 더 풀렸으면 좋겠다. 가능하다면, 완전 개방했으면 한다. K리그가 아시아 무대에서도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그래야 한다고 본다. K리그1은 대한민국 최고의 리그다. 그에 걸맞은 선수들이 뛰어야 한다. 한국 선수들도 경쟁해야 한다. 프로에서의 경쟁은 당연한 일이다. 외국인 쿼터가 늘어나는 건 좋은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점점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 거기서 살아남는 건 프로 선수로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경쟁이다.
Q. 등록 제한은 없어졌지만, 경기 출전 인원엔 아직 제한이 있다.
능력 있는 외국인 선수가 등록돼 있어도 엔트리에 들지 못할 수 있다. 그 부분은 아쉽다고 본다. 외국인 선수가 한국 선수보다 잘하면 당연히 뛰어야 한다. 반대로 외국인 선수가 왔더라도 한국 선수보다 능력이 떨어지면 한국 선수가 뛰어야 한다. 간단하다. K리그1은 한국 최고 리그다. 그 팀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뛰어야 한다. 그게 리그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Q. FC 도쿄, 오미야 아르디자, 감바 오사카 등을 거쳤다. 일본 축구를 경험했다. 일본 축구의 성장세를 어떻게 바라보나.
유소년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어릴 때부터 배우는 게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일본은 단계별로 아주 체계적이다. 이 나이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이 시기엔 어떤 훈련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게 잡혀 있다. 감독,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쏟는 열정도 크다. 이게 한두 팀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체계가 잘 잡혀 있다. 여러 지역에서 좋은 선수가 계속 나오는 이유다.
Q. 일본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무엇이었나.
선수의 유럽 진출에 상당히 열려 있다는 점이다. 그 부분은 한국과 차이가 크다. 한국은 좋은 유망주가 있으면 조금이라도 비싸게 팔고 싶어 한다. 구단이 수익을 얻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 일본은 선수가 더 좋은 리그로 향하는 데 있어서 비교적 열려 있다. 구단이 손해를 보더라도 선수에게 좋은 기회를 주는 경우가 있다. 일본에서 뛸 때 그런 모습을 여러 번 봤다. 그렇게 구단이 길을 열어주면 선수는 나중에 베테랑이 돼 돌아올 때 그 팀을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다. 팀을 향한 애정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Q. 일본 선수들의 태도에서도 느낀 게 있었나.
어린 선수들이 정말 많이 물어봤다. ‘이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하느냐’, ‘내가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베테랑들에게 계속 물어보고 배우려 했다. 그런 마인드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한국도 좋은 건 배워야 한다. 일본이 라이벌이니까 배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옛날 생각이다. 배울 수 있다면 배워야 한다. J리그는 환경과 퀄리티 모두 좋다.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J리그를 경험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한다. 여러모로 부러운 점이 많다.
Q. 울산의 후반기 목표는 무엇인가.
우승이다. 우승해야 한다. 울산은 K리그1에서 큰 투자를 하는 팀이다. 최근 5, 6년 동안 꾸준히 우승 경쟁을 벌였다. K리그1 3연패도 이뤄냈다. 더 강한 전력으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선수단을 보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지금 순위도 우승을 다툴 만한 위치다. 난 올 시즌 시작 전부터 우승을 목표로 생각했다. 전반기를 좋은 위치에서 마무리했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
[영덕=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