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형이 유격수했다면 우승했을텐데” ‘바람의 손자’도 놀란 송성문의 수비 [MK현장]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송성문. 그의 옛 동료 이정후는 그의 모습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두 선수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지난 7월 31일(한국시간)부터 펫코파크에서 4연전을 치르고 있다.

두 팀의 맞대결은 지난 5월초 이후 처음이다. 당시 오라클파크에서 맞붙었을 당시 송성문은 막 샌디에이고 로스터에 콜업된 상태였다. 그 뒤로 약 3개월의 시간이 흘러 두 선수는 다시 만났다.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유격수 수비를 시작한 송성문은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Sam Navarro-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유격수 수비를 시작한 송성문은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Sam Navarro-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동생이지만, 빅리그 경력은 훨씬 앞서는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이정후는 송성문의 지금까지 모습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가장 먼저 송성문의 유격수 수비를 높이 평가했다.“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 보면 (송)성문이 형이 2022년에 유격수를 봤으면 키움이 우승했을 거 같다. 나도 커리어에 우승 경력 하나 갖고 있지 않았을까?”라며 웃었다. 그만큼 유격수 수비를 잘한다는 뜻이다.

이정후는 이어 “타격이야 좌타자가 낯선 투수들을 상대하면 매일 매일이 힘들 것이다. 여기 투수들은 너무 잘하기 때문이다. 타격은 그렇다쳐도 수비는 정말 잘하고 있는 거 같다”며 재차 송성문의 수비에 대해 칭찬했다.

그의 말대로 송성문은 타석에서는 타율 0.212 출루율 0.316 장타율 0.283으로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수비에서는 OAA(Out Above Average) +3으로 준수한 수비 보여주고 있다. 주 포지션이었던 3루만이 아니라 2루, 그리고 미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유격수까지 훌륭하게 해내며 든든한 내야 백업의 위치를 확보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가 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타격 연습중인 송성문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가 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타격 연습중인 송성문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이정후는 “유격수라는 포지션이 힘들다. 그런데 그걸 잘 해내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도 시켰는데 한국에서는 왜 안 시켰지?’라는 생각도 든다. 멀티 포지션을 중요시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그런 개념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로스터 자리도 많기에 백업을 따로 두면 돼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그래도 형이 유격수를 봤으면 우리가 우승했겠다, 이런 생각도 들었고 형에게도 그런 말을 했다”며 말을 이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송성문은 “그냥 ‘살아남기 위해 하는 거’라고 답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미국에서 처음 유격수를 시도한 그는 “한 번도 안해봤지만, 한편으로는 ‘한 번은 해보고 싶다’ 이런 마음이 한국에서도 있었다”며 유격수에 대한 욕심은 이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3루와 2루를 소화한 경험이 도움이 됐을까? 그는 “진행 방향이나 이런 것은 2루보다는 3루가 더 유격수와 비슷하다”며 3루 수비가 유격수 경험에 더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3루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한국에서도 유격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그의 말.

지난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 함께한 두 선수의 모습. 사진= MK스포츠 DB
지난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 함께한 두 선수의 모습. 사진= MK스포츠 DB

장충고등학교 시절에는 구본혁, 그리고 키움에서는 김하성과 김혜성이라는 걸출한 유격수들이 있어서 쉽게 기회를 얻을 수 없었던 그는 “여기 처음 왔을 때 유격수 수비를 해보자는 제안을 듣고 거부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고등학교 이후 유격수 기회가 없었기에 ‘유격수로 뛰는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궁금증도 들었다”며 유격수 자리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송성문의 시각에서 본 이정후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이)정후는 어렸을 때나 지금도 마찬가지고 항상 나보다 더 좋은 선수였다. 배울 점이 많은 후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최고의 무대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니 정말 좋은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자랑스럽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어 “정후가 한국에 있었을 때는 근래에 그만한 경기력을 보여준 타자는 없었다. 컨택 능력도 그렇고 외인 투수 상대로도 꾸준히 잘 쳐내는 모습을 7년간 보여줬다. 정후가 여기 와서 잘하지 못하면 앞으로 이곳에 와서 잘할 수 있는 타자는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경기 앞두고 만난 이정후와 송성문

그러면서도 “더 좋아질 것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나이도 이제 전성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좋은 능력에 적응까지 완벽하게 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더 좋아질 모습만 남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팀내 입지는 이정후가 더 튼튼하지만, 팀 성적은 샌디에이고가 훨씬 더 좋다. 이정후가 10월에 한국에서 쉬고 있을 때 송성문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송성문은 이와 관련해서는 “포스트시즌은 주축 선수로 나가야 좋은 경험이 아닐까. 정후는 한 팀의 주전이고 나는 아직 입지가 불안하다. 내가 나이는 더 많지만, 갈 길이 멀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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