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LG, 크기만 달랐을 뿐…모두에게 악몽이던 4회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강윤지 기자] 지더라도 잘 지고, 점수를 내주더라도 잘 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모든 경기를 이길 수 없고 매 이닝을 막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가 4회 각각 허용한 빅이닝은 악몽에 가까웠다.

이날 두 팀은 팀의 영건 선발을 내세우며 패기 넘치는 대결을 기대했다. 롯데 선발 박세웅과 LG 선발 이준형은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지만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견뎌내고 있었다. 의외로 전개되는 듯 했던 투수전은, 그러나 4회 양 팀 선발들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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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이던 4회초 이준형이 먼저 고비를 맞았다. 김문호-황재균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마구 흔들렸다. 끝이 아니고 시작이었다. 안타 하나를 더 맞고 무사 만루 위기에 놓인 이준형은 결국 빠르게 강판됐다. 다음 투입된 이동현은 김상호에게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이어 폭투, 도루 허용, 또 다시 볼넷. ‘잘 지는’ 것과는 거리가 먼 과정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희생타로 1점을 내준 뒤 그 역시 강판됐다. 다음 구원 등판한 최성훈은 김준태에게 2구 만에 바로 안타를 맞으면서 추가로 점수를 내줬다. 3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흔들린 LG는 4회초에만 4실점하며 끌려가는 듯했다.

그러나 더 엉망이었던 롯데의 4회말이 이어졌다. 롯데가 감당해야 할 악몽의 ‘무게’는 더 무거웠다. 타선이 4점을 뽑아내며 주도권을 잡았더니, 바로 7점을 내주며 맥을 풀리게 했다. 박세웅은 선두타자 이천웅에게 내준 안타를 시작으로 박용택(안타)-히메네스(안타)-오지환(2루타)-정성훈(안타)로 이어지는 타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 사이 포수 김준태의 포일까지 나오며 더욱 어렵게 흘러갔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상태서 4실점하며 결국 4-4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병규를 간신히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한숨을 돌렸지만 다음 기다리고 있던 건 유격수 신본기의 실책이었다. 더블플레이로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는 1사 1,2루 위기로 변해버렸다. 박세웅은 다음 타자 손주인의 몸에 공을 맞히면서 결국 강판됐다.

이어진 1사 만루. 바뀐 투수 김성재가 땅볼을 유도해 3루주자 정성훈을 홈에서 잘 잡아냈다. 그러나 2사 만루서 폭투가 나와 추가 실점. 폭투 허용 이후 바로 던진 공이 이천웅의 2루타로 이어지면서 2점을 더 잃었다. 4-7 역전. 여전히 폭투가 나오고 볼넷이 이어졌다. 이정민이 구원 등판한 뒤에야 가까스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마저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두 팀은 이 날 4회에 똑같이 기회를 얻고 똑같이 위기에 놓였다. 스스로 만든 악몽의 크기만이 달랐을 뿐이었다.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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