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거침없는 신태용호다. 2승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경우의 수는 둘 중 하나다. A조 1위냐, 아니면 2위냐. 그래서 16강을 천안(2위 시 30일) 혹은 전주(1위 시 31일) 중 어디에서 치를까 정도다.
한국이 역대 U-20 월드컵에서 1,2차전을 이긴 적은 처음이다. 당연히 조기 16강을 확정 지은 것도 처음이다. 몇몇만 잘 했기 때문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이 강조했듯, 그리고 선수들이 강조했듯 헌신하고 희생하는 ‘원 팀’이다.
그래도 이겼다. 상대가 자책골을 하지 않는 한, 한국의 힘으로 골을 넣어야 이길 수가 있다. 한국은 2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 가장 화끈했다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19)와 백승호(20)가 나란히 2골씩을 기록했다. 임민혁(20·FC 서울)도 1골을 보탰다.
어느 하나가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그 5골이 있었기에 A조 중간 선두 한국이 있었다. 그래도 어렵사리 비교를 한다면, 이숭우의 2골에 더 비중이 쏠린다. 골을 만든 과정보다는 골이 안긴 의미 때문이다. 0의 균형을 깬 선제골이며 이 때문에 한국은 보다 수월하고 편안하게 준비한 전술을 가동할 수 있었다.
‘역시 이승우다’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이승우가 전하는 메시지도 강렬했다. 한국축구도 세계축구에 맞서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적장’이었지던 기니 디알로 감독과 아르헨티나 우베다 감독도 이승우의 판타스틱 골에 감탄했다. 신태용 감독도 “예쁘고 멋졌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작 이승우는 골의 감흥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내 골로 팀이 보다 편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어 기쁘다. 물론 나 역시 골을 넣어 기쁘다. (그런데)글쎄, (내가 어떻게 골을 넣어 어떤 감흥이었는지)잘 생간이 안 난다.” 그는 오직 한국의 승리와 16강 진출에 기뻐할 따름이었다. 모든 걸 쏟아 부었던 한 판에서 ‘개인의 골’보다 ‘팀의 승리’가 더 귀중했다.
좀 더 집요하게 다시 물었다. 모두가 매혹될 정도로 아름다웠던 골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도 과정보다 결과와 의미에 중점을 뒀다. “감독님의 말씀처럼 나도 짜릿했다. (어떻게 넣었던 것보다)아르헨티나가 같은 강팀을 상대로 골을 기록해 짜릿했다. 특히 팀을 16강으로 이끈 골이라 기쁘다.”
마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연상케 하는 골이었다는 평가에 이승우는 손사래를 쳤다. 메시는 절대 비교 불가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승우의 2017 U-20 월드컵 1호골 . 이승우의 활약상과 한국의 고공행진을 알리는 한 방이었다. 사진(전주)=옥영화 기자
그래도 그에게는 아르헨티나전보다 더 기쁘고 더 의미 있는 골이 있다. 지난 20일 기니전 선제 결승골이다. 마지막 슛에서 차이가 있을 뿐, 그의 역동적인 드리블 돌파는 엇비슷했다. 그럼에도 기니전은 첫 경기 첫 골이었다. 이승우에겐 FIFA 주관 대회 첫 골이기도 했다. 중압감이 큰 대회에서 포문을 열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2골을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기니전 골이 더 마음에 든다. (나와 팀에게)더 뜻 깊은 골이다.”
‘난놈’ 신 감독은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승우를 가리켜 ‘제2의 난놈’이라고 불렀다. 선수의 평가에 대해 자제하는 신 감독을 고려할 때 ‘특급 칭찬’이다. 이번 대회가 벌써부터 이승우를 위한 무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승우는 감사해하면서 선을 지켰다. 그는 더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감독님의 믿음으로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그렇지만 2경기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준비를 잘 해서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