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한화에게는 특별한 날이었다. 더 정확히는 한화가 경기 안팎에서 특별한 날을 스스로 만들었다.
한화는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서 8-3으로 승리했다. 1회부터 나온 4득점이 기본 밑바탕이 됐고 선발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호투까지 더해지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화에게는 특별한 날, 특별한 경기였다. 이날은 경기 자체보다 더 많은 관심이 대전에 쏠렸다. 바로 국민타자 이승엽의 마지막 대전 원정길이었기 때문. 물론 전날(10일) 경기가 우천순연 되며 정확히는 마지막 방문이라 할 수 없었지만 행사의 의미와 제반조건 등이 고려돼 이날 마치 마지막 같은 분위기로 치러졌다. 삼성은 9월에 대전 방문경기가 한 번 남게 됐지만 이승엽의 출전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아직 국내야구계에서 한 번도 시도해지지 않은 원정 은퇴투어. 향후 야구계 전체에 바로미터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한화 구단은 많은 준비를 했다. 이날 한 때 빗줄기가 굵어져 행사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지도 했으나 여러 지켜본 이들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이내 날씨가 화창해지며 무리 없이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알찼다. 이승엽과 더불어 어린이팬, 그리고 한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주가 됐다. 대전 지역을 상징하는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이승엽에게 선물로 하기도 했다. 한화로서 부담감이 적지 않을 행사였는데 의미도 잡고 내실도 잡았다는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한화의 감동어린 노력 덕분이었을까. 이날 경기도 한화가 손쉽게 풀어갔다. 1회부터 상대투수 우규민을 공략해 연속 4타를 만들며 대거 4득점을 뽑아냈다. 2회에도 2점을 더 달아났다. 초반 순식간에 6-0이 된 것. 그러다보니 분위기는 일찌감치 한화 쪽이었다. 삼성이 4회와 6회 1점씩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마운드에서는 비야누에바가 호투했다. 6이닝 동안 5피안타를 맞았지만 삼진을 4개나 잡았고 실점은 2점에 그쳤다. 타선 폭발 속 한결 여유로운 피칭이 가능했다. 송창식으로 이어진 불펜진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고가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비야누에바는 승리 외에도 개인적인 의미를 더했다. 외인투수지만 이승엽의 존재감을 공감하며 지난 6월 대구 원정 당시 그의 유니폼을 구매하고 사인까지 받았던 사연이 알려진 것. 비야누에바는 “그는 겸손하고 친절하며 리그 전체 선수들과 코치 그리고 팬들을 존중할 줄 아는 선수다. 그는 레전드의 진정한 의미를 지닌 선수”라는 찬사를 구단을 통해 드러내며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그리고 나서 개인 등판까지 승리투수로 장식하며 두 배의 기쁨을 얻게 된 것.
하위권에 쳐져있고 부상선수도 많은 한화지만 이날만큼은 경기 안팎에서 직접 의미를 만들었고 결과까지 뜻 깊은 하루를 이끌었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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