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환(32·롯데)의 6월이 하루 먼저 끝났다. 그의 6월은 찬란했다. 5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했다. 리그 내에서도 으뜸이었다.
29일 잠실 두산전은 장시환의 시즌 15번째 경기였다. 선발투수는 보통 30경기 정도를 한 해 등판한다. 장시환은 반환점을 돈 셈이다. 풀타임 선발투수로 첫 시즌, 그렇게 연착륙하는 것일까.
장시환은 ‘6월 에이스’로 불렸다. 등판할 때마다 호투를 펼쳤다. 불안감은 없었다. 약했던 두산을 상대로도 기세를 이어갔다. “스스로 가장 큰 고비였다”고 밝혔으나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산전 승리투수는 4년 만이다.
3~5월 장시환과 6월 장시환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스스로 봤을 때도 달라졌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는 “그때(5월까지)의 나도 나였다. 그게 내 실력이다. 마음가짐을 바꾼 게 가장 큰 것 같다. 이제는 피하지 않고 덤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한다. 또한, 탈삼진 욕심을 버렸다”라고 밝혔다.
탈삼진은 분명 줄었다. 9이닝당 탈삼진은 10.13(3월)-8.57(4월)-10.34(5월)-6.14(6월)로 변동이 심하다. 16일 사직 KIA전에서 탈삼진 6개를 잡았으나 3개 이하가 5경기 중 3번이었다.
장시환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져 타자의 스윙을 유도해 맞혀 잡는 투구를 펼치고 있다. 29일 경기에서도 89구 중 60개(67.4%)가 스트라이크였다.
시즌 초반만 해도 장시환은 마운드 위에서 매 순간 전력으로 공을 던졌다. 완급 조절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이제는 마운드 위에서 여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장시환도 최대한 밸런스를 잡는 투구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 간다. 공 끝이 더 좋기 마련이다. 결정구가 필요할 때 전력 투구를 펼친다. 전략도 짠다. 상황에 따라 처음부터 강공으로 밀어붙이기도 한다.
장시환은 “처음 선발투수로 등판하는데 너무 어색했다. 10경기 정도를 하니까 이제 적응이 좀 된다. 나만의 루틴도 생겼다”라고 밝혔다.
11번째 경기가 6월의 첫 경기(4일 울산 한화전)였다. 선발투수로서 적응이 되면서 180도 변신했다.
다만 아직도 선발투수라는 보직이 완벽히 적응된 건 아니다. 아직도 낯설 때가 있다는 장시환이다. 그는 “이제 딱 절반을 했다”라며 7월 이후에도 상승세를 잇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장시환은 시즌 5승 후 활짝 웃었다. 인터뷰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이 풍경은 어디에서도 봤다. 바로 마운드 위에서다.
가장 달라진 것 중 하나가 마운드 위 장시환의 ‘표정’이다. 싱글벙글 웃는다. 그는 진심으로 야구를 즐기고 있다. 아내의 조언이 컸다.
장시환은 “아내가 자주 한 이야기가 있다. 마운드에서 인상 쓰지 말고 웃으라는 이야기다. ‘인상 쓴다고 야구가 잘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혹 야수가 실책을 범해도 내가 막으면 된다. 실점을 해도 6이닝을 3점으로만 막아도 잘하는 거다. 그런 생각으로 즐기고 있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