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한 웃음 후 쾅…김현수의 무서운 집중력이 만든 만루 홈런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김현수(32·LG)의 개인 통산 7번째 만루 홈런은 무서운 집중력이 만든 한 방이었다.

4일 KBO리그 광주 LG-KIA전의 5회초 2사 만루. 2-3, 1점 차로 뒤진 LG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타석엔 4번타자 김현수가 섰다. 첫 번째 타석(2회초)에서 ‘KIA 홈런존’으로 타구를 날렸던 터라 LG 팬은 기대가 컸다.

볼 카운트 2B에서 이민우는 인코스 슬라이더를 던졌다. 안쪽으로 더 들어간 것 같았으나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이때 김현수는 허탈하게 웃었다. 그리고 한마디도 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못내 아쉬움을 표출한 것이다.
김현수는 4일 KBO리그 광주 KIA전에서 홈런 두 방으로 5타점을 올리며 LG의 15-5 대승을 이끌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김현수는 4일 KBO리그 광주 KIA전에서 홈런 두 방으로 5타점을 올리며 LG의 15-5 대승을 이끌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흔들릴 법도 했으나 김현수는 뒤이어 날아온 이민우의 140km 속구를 공략해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스코어는 2-3에서 6-3으로 바뀌었다.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LG는 이후 9점을 더 뽑으며 15-5로 크게 이겼다. 4위 자리를 지키면서 공동 5위 KIA와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김현수는 만루 홈런 직전의 볼 판정에 대해 순간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던 걸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나도 사람이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빠진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항의는) 전적으로 선수의 미스다. 심판이 정확하게 판정했을 것이다. 심판 고유의 권한이지 않은가. (판정 불만은) 딱 거기까지였다. (곧바로) 타격에만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맞는 순간을 홈런을 직감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타구는 생각보다 더 멀리 날아갔다. KIA 우익수 프레스턴 터커가 뒷걸음질을 하며 쫓아갔으나 어느새 외야 펜스까지 왔다.

김현수는 “늦은 감이 있었으나 타이밍이 괜찮았다. 터커가 계속 쫓아가길래 나도 (홈런이 아닌가 싶어) 긴가민가했다. (그래도 외야 펜스를 넘아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7월에만 9개의 아치를 그렸던 김현수의 홈런 쇼는 8월에도 이어졌다. 시즌 16개 홈런 중 11개가 7월 이후 26경기에서 터졌다.

홈런 증가 비결에 대해 김현수는 미세하게 타격 자세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손을 조금 낮췄다. 화면상으로 비교했을 땐 예전 타격과 크게 달라진 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상당히 많이 낮췄다고 본다. 내 마음속으론 (손을) 거의 배꼽 아래까지 내려서 타격한다는 생각한다. 덕분에 땅볼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홈런 두 방으로 5타점을 올린 김현수는 타점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68타점으로 멜 로하스 주니어(kt)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흐름이면 2015년에 작성한 개인 시즌 최다 타점(121) 기록 경신도 가능하다. 또한, 타율(2008·2018년)과 안타(2008·2009년) 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적은 있으나 ‘타점왕’에 오른 적은 없다.

김현수는 이에 대해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지금은 잘하고 있으나 좋은 시기가 있으면, 안 좋은 시기도 있다. 계속 좋을 수만 없기에 슬럼프를 대비해야 한다. 잘 먹고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보다 팀의 반등을 바랐다. 쌍둥이 군단의 주장은 “개인적으론 운이 좋다. 그렇지만 팀은 더 큰 운이 남아있다. 그 운을 꼭 잡았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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